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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특별기고⓵]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해외건설 수주 '글로벌 각축전', 팀코리아 민관협력·공공기관 공격적 지분투자로 선점해야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19-05-20 05:00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사진=KIND이미지 확대보기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사진=KIND
<본지는 창간 9주년 특별기획으로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 진단 및 우리 기업과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공공기관·민간연구소·학계 대표 인사들의 기고문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순서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허경구 초대 사장의 기고를 게재한다. KIND는 우리 기업의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 수주 지원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공공기관으로 민관협력해외투자개발사업 진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25일 대한민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저성장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무역분쟁, 통상마찰의 심화와 정치 불안 등으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라 글로벌 금융여건 및 신흥국 금융불안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한해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의 상황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의 경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제한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 특히, IT 산업에 편중된 구조적 불균형과 운송장비 부문의 부진 등이 투자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투자 역시 신규분양 감소, 지방 미분양 주택 증가의 영향으로 당분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부문도 미·중 통상마찰의 확산에 따른 세계 교역의 둔화에서 자유롭지 않고, 반도체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향 흐름은 우리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 및 해외건설시장 동향
세계적으로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 되어가는 가운데 우리 경제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서서히 약화되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의 저출산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은 지속적으로 저하하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여 경제구조를 혁신해야 하는 이 시기에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은 결코 작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효자 종목이었던 해외건설 수주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4년 최고점인 660억 달러를 기록한 해외건설수주액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미흡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난 수년 간의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로 과거 국내 건설사가 우위를 보였던 중동 지역의 단순도급형 사업 발주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신흥강자인 중국, 터키, 인도의 적극적 저가 참여로 기존 인프라 도급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해외건설사업의 발주 경향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인프라 사업은 통상 거대한 자본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국가에 재정 부담 및 금융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위해서 민간자본을 십분 활용하면서 민간이 보유한 효율적인 운영방식을 접목할 수 있는 소위 ‘민관협력사업(PPP)’ 모델이 대두되었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점점 많은 수의 사업이 이러한 형태로 발주되어 가는 추세다.
글로벌 인프라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2조 6000억 달러를 기록하였고, 앞으로도 연평균 2.3% 수준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계속적인 인프라의 개발과 건설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인프라 시설의 수요 급증에 의해 에너지와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의 괴리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기회가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우리 기업이 경쟁력의 한계에 봉착한 단순도급형 사업을 넘어 투자개발형 사업에 발빠르게 적응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프라 국가대항전과 정부의 역할


투자개발형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우리 주변의 강대국은 민관이 합심하여 민간과 공공분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를 통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포괄하는 국가만 62개국, 전체 추진기간이 150년에 이르는 장기 인프라 계획으로 이미 다수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일본은 ‘질 높은 인프라 수출 확대 정책’을 표방하고 향후 5년간 해외 신규 인프라 구축에 약 200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2014년에 해외인프라·도시개발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기구 'JOIN'을 설립하여 다변화된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고, 저개발·중저소득국가(세계은행 기준)의 인프라 투자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기존 OPIC(해외민간투자공사)과 USAID(국제개발처)의 기능을 통합하여 강력한 투자지원 기능을 가진 USIDFC(국제개발금융공사)를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인프라 시장 주도권 쟁탈전은 이미 국가대항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 건설사가 단순도급형 사업에서 PPP 사업으로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투자개발형 사업의 발굴부터 개발, 금융지원 등 전 단계를 지원하는 기구인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지난해 6월 설립했다.

동시에 총 6조 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민관의 역량을 총 결집한 ‘팀 코리아(Team Korea)’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의 역할


KIND는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정부의 우리기업 지원 계획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KIND는 사업발굴 단계에서 우리 기업에 해외 민관합작투자사업(PPP) 정보를 통합적,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G2G(정부간) 협력을 통해 사업을 선제적으로 개발한다. 개발지원 단계에서 우리 기업의 예비·본 타당성 조사 수행, 사업구조 설계와 발주국 정부와의 사업조건 협상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지원 단계에서 직접 지분을 투자하거나 정책성 펀드를 주선·연계해 우리 기업의 재원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KIND는‘Co-developer’를 지향한다. Co-developer란 통상 지분(Equity)에 참여하는 개발자(Developer)이면서 특수목적법인(SPV, vehicle)을 활용하여 부채(Debt)도 조달할 수 있는 기구를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사업 진출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자 한다. 사업주인 우리 기업과 같은 눈높이에서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사업의 전 단계를 옆에서 지원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또한 KIND는 ‘Team Korea’의 구심점으로, ‘사람’과 ‘인프라’와 ‘금융’이 서로 만나 협의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외 정부기관, 공기업·공공기관,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국제금융기구를 아우르는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그 과정에서 도로, 철도, 발전, 플랜트, 공항, 항만, 도시개발 등 분야에서 60개 이상의 사업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중남미와 유라시아 지역에서 가시적인 투자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우리 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KIND가 올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쨰, 우리 기업이 편리하게 원스톱으로 필요한 모든 사업정보와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 수주 정보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해외 중점국가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해 보다 기민하게 발주처에 대응하고, 우리 기업을 위해 적시적소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여 KIND의 해외사무소를 해당 지역에서 우리 기업을 위한 사업 추진 거점화 하는 것이다. KIND는 올해 전략적 중요도를 고려해 선정한 베트남, 케냐, 우즈벡, 인도네시아 등 4개 중점국가에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둘째,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KIND는 사업개발의 초기단계에서부터 모든 가용한 금융지원수단을 검토해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사업 구조를 도출하여 우리 기업을 지원하고자 한다. 조직 및 자금력 측면에서 열세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신시장의 ‘길잡이(Pathfinder)’로서, KIND가 ‘Team Korea’와 함께 진출해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 사업 모델도 설계 하고자 한다. 아울러 최근 조명받는 ‘인프라 융복합 사업’과 관련해 KIND는 내부에 전담조직을 신설해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금융자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KIND는 국내외 유관기관, 수출신용기관 및 다자간 개발은행과 긴밀하게 협업해 우리 기업을 위해 절실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KIND가 지분 투자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대규모 부채 조달 능력을 가진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우리 기업에 보다 완전한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KIND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공동 금융지원플랫폼을 구축해 우리 기업을 위한 최적의 지원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협의해 나가고 있다.

넷째, 글로벌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펀드(PIS펀드)를 총 3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해외건설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원 조성이 필수적이다.

KIND는 올해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PIS펀드의 공식적인 관리기구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KIND는 연내 PIS 펀드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투자·관리해 해외 인프라 건설 사업을 활성화 하고, 우리 기업에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결어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말이 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으로 큰 어려움을 만나도 좌절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전쟁, 오일쇼크,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는 언제나 있었고, 오히려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라와 기업과 국민의 역량이 빛난 경우가 많았다. 지금의 해외건설 수주의 어려움도 대한민국의 민관이 하나된 ‘Team Korea’를 통해서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지원·개선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연초에 해외 인프라 분야에 6조 원의 금융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긍적적이지만 미국, 중국, 일본의 지원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또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어 민간기업과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해외투자개발사업 진출을 하나의 지표로 수립하는 것도 방안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유망사업에 공공기관의 지분투자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의 개선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통상 해외인프라의 사업비 대비 예타가 면제되는 정부재정 지출 상한액(현재 500억 원)은 여전히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으며, 정부 예타의 소요기간 또한 짧지 않아 설령 사업권을 획득하더라도 절차를 따를 경우 이를 지키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한액을 올리든, 예타면제의 범위를 더욱 탄력적으로 적용하든, 정부의 전향적인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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