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와인투자가 주식이나 채권의 대체투자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인와인 100은 영국 인터넷의 고급와인 시장인 라이브-엑스(Liv-ex)가 2004년 1월을 100으로 한 이후 지수화한 와인종목 상승률이다.
이처럼 파인와인 100의 상승률이 높은 것은 세계적인 저금리와 주식시장의 침체의 영향이 컸다. 게다가 영국과 미국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와인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와인 재판매시장이 없는데다 까다롭고 번잡한 수입절차 등으로 인해 와인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 각국의 세무당국은 수명 50년 미만의 소비재를 재판매할 때 얻는 이윤에 대해서는 세금부과를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식과 채권 투자로 버는 수익만큼 와인투자로 발생하는 수익에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르도 선물예약이 급등한 1990년 후반부터 서구에서는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와인을 단순히 투자자에게 판매할 뿐만 아니라 출자자를 모집해 투자금을 모아 보르도 선물 등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와인 가격이 오르면 판매해 수익을 내 출자자들에게 배당하는 투자펀드의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와인투자펀드 중에는 고급와인을 강매하거나 출자금을 받아 횡령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최근 들어 와인투자자들이 투자수익을 기대한다면 '파인 와인 100' 종목 중 유동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은 투자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와 함께 구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구매요소다.
일반적으로 보르도 이외의 고급 와인은 수출 시장에서 독점 대리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와인은 각각의 회사에서 유통 업체에 할당해서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나 투자 펀드가 일괄적으로 대량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보르도의 최고 와인 샤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독점 대리점 제도를 채택하지 않고 있어 대량 구매를 해주는 고객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구입이 용이하다고 반드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취재=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