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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리더의 글쓰기, 애자일 쓰기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기사입력 : 2019-04-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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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경영계에 애자일 열풍이 거세다. SW개발 방법론인 애자일은 좀 더빠르고 유연하게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2001년 발표된 애자일 선언에서 드러나듯 '상호작용, 작동하는 제품, 고객과의 협력, 변화의 대응'에 가치를 둔다. 이것은 VUCA(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시대의 경영에 중요한 전략지침이 된다. 그래서 애자일을 자기 조직의 구조와 문화, 프로세스에 담고자 경영자의 관심과 노력이 몰리는 것이다.

이런 애자일 방법론은 이 시대의 경영 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많은 영감을 준다. 특히 개인의 창작물이 아닌 비즈니스 글쓰기에 그렇다. 단순히 경영의 흐름과 전략에 발맞춰 쓰이는 것이 비즈니스 문서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비즈니스 문서가 갖는 본래 속성 상으로 유의미하다. 첫째 비즈니스문서는 개인이 아닌 팀의 결과물이라는 것, 둘째 고객-독자의 피드백에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 셋째 결과물이 독자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매우 단편적인 함께 쓰기가 존재할 뿐이다. 각자 파트를 나누어 작성한 후에 합치기만 한다든가, 글 잘 쓰는 한 명이 펜잡이를 하고 팀장이 훈수를 두는 식이다. 이런 결과물은 '집단 지성의 힘이 반영된, 부서원 전체 의견을 대표하는 글'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독자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변화에 대응하는 함께 쓰기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이것은 상반되어 보이는 개념 중 하나를 취사 선택하는 것이 아닌, 둘다 끌어 안아야 하는 작업이다. 상호 존중하면서도 가감없이, 혼자인 동시에 함께, 짧지만 길게 해야 한다.

함께 쓰는 멤버 간에 존중과 동시에 사탕발림 없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한 사람, 한사람의 의견을 귀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모든 의견에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각자의 의견을 모아 하나의 글로 만들 때는 치열한논쟁이 필요하다. 이 때는 양보 없이 좋은 결과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인신 공격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논리와 논리로서 대면해야 한다. 이 과정에 상처를 주지도 않아야 하지만 받지도 않아야 한다. 의견과 싸우지 사람과 싸우지 않아야 한다.

혼자 쓰기와 함께 쓰기를 동시에 해야 한다. 함께 한다고 해서 개인이 힘을 빼면 안된다. 각자의 공헌이 중요하다. 결국 쓴다는 작업은 혼자 대면해야 하는 과제이다. 무임승차는 허용되지 않는다. 가치와 설득이 필요한 사항은 합의과정에서 충분히 논리와 동의가 생겼을 것이다. 담당이 그것을 글로 옮기면 된다. 어떤 부분은 나누어 혼자 쓰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않는다. 탈고 과정에서 내가 보지 못한 지점을 동료가 보완해줄 것이다.

피드백 주기는 짧게, 그렇지만 사이클은 계속, 길게 지속되어야 한다. 피드백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함께 쓰는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으로서의 피드백과 고객에게 받는 피드백이다. 이두 피드백 모두 주기가 짧아야 하고 빠르게 반영해야 한다. 글을 다 보여주기 전에 상사에게 짧은 말로 의견이나 방향성을 확인해 보자. 그리고 이 과정을 꾸준히 계속 해야 한다. 보통 문서를 마감일 직전에 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 번의 피드백이 오간 것에 비하면 결과물이 좋을 리 없다. 애자일은 사이클을 계속 반복하는 것, 그리고 앞선 프로세스의 결과물을 그 다음에 반영해 성장해 나갈 때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애자일의 핵심은 수용이다. 변화에 대한 수용, 모호함에 대한 수용, 다름에 대한 수용. 특히 팀을 이끄는 리더의 수용성이 중요하다. 기존의 성공 경험만 생각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리더, 멋진결과와 성공보다 자기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 독선적인 리더가 팀을 망치고 글을 망친다.

리더여! 본인을 의심하고 집단의 힘을 믿어라. 달콤한 과거보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김선영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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