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러시아제 첨단 탱크를 대량으로 구매한다. 인도 안보내각위원회는 러시아제 T-90MS 주력전차 464대를 19억 2000만 달러에 도입하는 방안을 최근 승인했다. 인도육군과 러시아 무기수출업체 로소보로넥스포르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탱크 인도 부품 비율을 높이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인도 국방부가 이 계약에 서명할 지는 미지수지만 러시아 측은 인도 현지 생산 라이선스를 연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있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인도는 2004년 T-90MS을 직수입하는 등 현재 1000~1100대의 T-90 전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이중 850~900대가 인도에서 조립한 T-90S 비시마 전차이고 나머지가 T-90MS라는 추측이 있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돼 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인도의 T-90 전력은 1500여대로 늘어난다. 인도 육군은 1980년대 수입한 T-72전차 1500대,독일 레오파드2전차를 기반으로 생산한 아준전차 80~124대를 포함, 3000여대의 전차를 65개 기갑연대에 배치해놓고 있다.
21일 디펜스뉴스와 디플로맷,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T-90MS 탱크는 러시아 방산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라이선스를 받아 인도 조병창(OFB) 산하 국영 업체 HVF(Heavy Vehicles Factory)가 생산한다. 방산매체 IHS 제인에 따르면, 전차는 인도에서 조립되도록 키트형태로 제공된다.
T-90MS는 T-72B 전차의 개량형이다. T-72B는 1990년 T-90이란 이름으로 도입됐다. 무게 48t인 T-90MS는 구경 125mm의 강력한 활강포에 사거리 5km의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자동장전기를 채택해 승무원은 3명이다. 주포 포함 길이 9.63m, 너비 3.78m, 높이 2.22m로 낮다.
인도 정부가 전차 도입을 승인한 것은 라이선스 생산하는 T-90 비시마 전차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HVF는 2006년과 2007년 T-90S 비시마 전차 1000대를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금까지 400대만 인도 육군에 인도했다. HVF는 2000년 초 이후 러시아에서 T-90S 전차를 키트 형태로 직수입해 400~450대를 조립했다.
전차 생산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디펜스뉴스는 인도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는 우랄바곤자보드가 전차의 인도산 부품 사용 비중을 40%에서 80%로 높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는 인도군의 희망사항에 그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국영 조병창(Ordnance Factory Board)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는 완제품이나 국내조립으로 310대와 347대의 T-90을 러시아에서 인수했다. 그러나 100% 인도 현지 생산이 어려운 만큼 조립라인 상당부분을 수입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도 육군 고위 관계자는 주포는 러시아 공장에서 제작된 것이고 OFB는 엔진과 변속기를 생산하지 않는데 이것들이 전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인도 군 관계자는 기술이전계약이 부족해 이번 사업은 후속지원과 개량을 포함하지 않는 만큼 값비싼 사업으로 판명날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가 T-90인도 현지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를 연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지난 10일 보도한 만큼 T-90 전차 추가생산은 양국의 물밑 협상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