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과 화력발전이 주력사업인 두산중공업은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 6월 고리원전1호기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고 당시 국내 전기생산에서 70%를 담당하는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를 2030년까지 30%로 낮추고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는 기존 20%에서 37%, 신재생에너지는 5%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가운데 하나가 두산중공업이다.
중공업 부문 신규 수주는 2016년 9조530억원에서 2017년 5조510억원, 2018년에는 3분기까지 3조691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중공업 부문 수주는 지난해 목표치(6조9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2018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매출 가운데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가 매출의 41.06%, 원자력 및 화력 발전 부문이 35.35%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나마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세계 건설기계 업체의 최대 각축장인 미국 등 북미와 유럽에서 지난해에 비해 11% 성장한 8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중공업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 부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자력 및 화력 발전 부문의 누적 수주 잔존액은 2017년 3분기 9조5511억원에서 2018년 3분기 9조359억으로 하락했다. 특히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올인해온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영업실적 악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SS는 전기가 낮에 많이 소비되고 야간에 전기 소비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 야간에 전기를 비축해 주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전기수요가 많은 낮에 잉여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ESS 공급을 담당하고, SK에너지 계열사 SK E&S가 투자와 운영을 맡아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ESS사업은 초기단계여서 수익이 크지 않다. 이를 뒷받침하듯 2018년 3분기 발전 부문 수주액 2조2886억원 가운데 ESS사업은 290억원에 불과하다. 발전 부문 수주액 중 1.2%에 그친 셈이다.
풍력 발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풍력발전 수주액은 2018년 3분기 1511억원으로 두산중공업 발전 부문 수주액 중 6.6%에 머물고 있다.
주력사업인 원전사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차세대 먹거리 사업도 아직 초기단계여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남지완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