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규격 5G망 구축을 둘러싸고 독일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5G는 독일이 제창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둥이 되는 기술이지만, 높은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화웨이의 제품 배제를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거액의 투자가 필요한 통신 각사는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에 반발하고 있어 구축이 원활히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독일에서 5G구축 참가를 목표로 하는 영국 보다폰의 리드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구축이 2년 늦어질 것”라고 지적한다. 독일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등 첨단연구 분야에서 미·중에 뒤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돼고 있다. IoT(사물인터넷)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제4차 산업혁명에는 조기 5G도입이 불가피한 까닭에 화웨이를 간단하게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독일에서는 19일부터 5G주파수할당 입찰이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보다폰 등 통신 4사는 2022년까지 98%의 가구에 회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등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입찰연기와 조건변경을 명령하도록 법원에 청구했다. 청구는 15일 기각되었으나 향후에도 정부와 각사의 조건투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