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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양극화 현상 심화 우려

금융위, 가입 연령 50대로 하향 조정…시가 9억에서 공시가격 9억으로 높여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19-03-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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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정부가 주택연금의 가입 요건을 또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60세 아래로 하향 조정하고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주택의 가격 상한도 ‘시가’ 9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이가 ‘50대’인 국민도 가입할 수 있게 하고, ‘공시가격’ 9억 원 넘는 ‘비싼 집’을 가진 국민도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주택연금은 늘그막에 집을 담보로 잡히고 평생 동안 연금을 받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랬으니 벌써 10년도 넘은 제도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에게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제도였다. ‘손바닥만 한 집’이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국민 정서 때문이다.
그 바람에 초기에는 가입하는 국민이 많지 않았다.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 동안에는 연간 1만 건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6년 1만309건, 2017년 1만386건, 작년에는 1만237건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정부 때는 ‘내 집 연금 3종 세트’라는 제도를 내놓기도 했다. 아직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지 않은 장년층은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주택연금에 가입한 주택을 임대할 수도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연금도 받고 임대료 수입도 챙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 주택연금 가입 요건을 금융위가 또 완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택연금은 절반 가까운 국민에게는 ‘그림의 떡’인 제도다. ‘내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껄끄러운 제도인 것이다.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제도인데, 집 없는 ‘무주택자’는 가입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열심히 벌어서 ‘내 집’을 마련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2018년 보통 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 거주자가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20.7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했다. 강남의 아파트일 경우는 26.5년이었다.

‘셋방살이’를 하는 월세 거주자는 더욱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40.1년, 강남 아파트는 자그마치 49.3년이었다. 서민들은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형편이 이런데도 정부는 주택연금을 권장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그렇지 않아도 야단인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아무래도 ‘서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회장이나 사장쯤 되는 ‘부유층’이 가입할 리는 없다. 달랑 하나뿐인 집을 잡히고 연금을 받다가 ‘공수래공수거’하면 그 자식들은 평생 집 없이 허덕이게 될 것이다.

정부 권장대로 ‘내 집’ 있는 국민이 죄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어쩌면 다음 세대에서는 주택연금제도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내 집이 있는 유주택자는 집 담보로 주택연금을 받아서 쓰며 집을 날리고, 내 집 없는 무주택자는 집 한 칸을 마련할 가능성이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담보로 잡힐 집 자체를 찾기 힘들어질 경우, 주택연금은 ‘시한부 제도’일 수도 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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