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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외국인투자자, “땡큐 국민연금”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19-02-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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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국민연금이 기업들에게 ‘배당 압박’ 강도를 높이면 덩달아 좋아할 사람은 아마도 ‘외국인투자자’다. 국민연금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배당금을 더욱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최근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내용의 정관변경 주주 제안을 하기로 했다. 이른바 ‘짠물 배당’을 하지 말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293개 상장기업 중 22.1%인 65개 기업의 2017 사업연도 배당성향이 10% 미만이거나 배당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집계도 있었다. 18개 기업의 경우는 이익잉여금과 순이익 등 배당 여력이 있었는데도 전혀 배당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활동 가이드라인 보고’를 통해 지분율 5% 이상 투자기업 중 배당성향이 하위인 기업 등을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 배당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래서 ‘짠물 배당’을 하는 기업도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배당금을 많이 받으면 국민 노후에 분명히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바람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압박 때문에 배당을 확대할 경우, 가장 신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일 수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계열 상장기업으로부터 받는 2018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만 9조1913억 원에 달하게 된다고 했다. 전년도의 6조4255억 원보다 43%나 많아졌다. 전체 상장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으면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투자자들은 우리 증권시장에서 ‘떼돈’을 벌고 있다.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20년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 증시에서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 분석한 자료가 2012년에 나왔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그 20년 동안 우리 증시에서 52조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서 이를 410조 원으로 불렸다. 수익률로 따지면 78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코스피 상승률 228%의 3.4%배나 됐다. 그랬으니 외국인투자자들은 순매수한 원금 52조 원을 고스란히 회수한 채, 우리 증시에서 번 돈만 가지고 투자를 한 셈이었다.

그 20년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배당금으로만 53조 원을 받아 챙겼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대한민국의 증시를 글자 그대로 ‘놀이터’로 삼은 것이다.

국민연금이 기업들에게 ‘배당 압박’ 강도를 높이면 외국인투자자에게 돌아갈 배당 몫도 따라서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에 “땡큐”라도 보내야 할 판이다.

어쩌면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배당 압박을 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서 지분율을 더 높이려고 할 것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 배당률을 왕창 올리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

기업의 배당률은 기업이 결정하는 게 최선이다. 기업이 지급 능력을 고려해서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인 국민연금이 배당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기업들의 배당금 지출이 늘어나면 투자 등 다른 곳에 대한 지출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면 나라 경제의 회복은 더 늦어질 수 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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