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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조양호 회장, 경영권 수성할까

조양호 일가에 도전장 내민 KCGI, 국민연금도 ‘칼’ 빼들어
3월 주총서 勢대결 불가피…승패 떠나 한진家 ‘상처’만 남을 듯

민철 기자

기사입력 : 2019-01-22 14:01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에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결전장은 오는 3월 개최될 한진칼과 한진, 대한항공 주주총회다. 세력 결집력이 우세한 진영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영권 수성에 성공하거나 실패를 하더라도 조 회장 일가는 전장의 상흔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진측과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해 협상을 벌여왔던 KCGI는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21일 △지배구조 개선 △경영효율 제고 △사회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해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경영권에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보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최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10.81%,)과 한진(8.03%)의 2대 주주다.

그간 KCGI 강성부 대표는 한진의 후진적 지배구조와 오너가의 일탈 등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조 회장을 정조준해 왔다. 5년 전 조 회장 맏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문으로 이미 여론은 한진에 등을 돌린 상태였다. 지난해 둘째 딸인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에 이어 진에어 등기임원 불법 재직 의혹은 반감을 키웠다.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씨의 갑질 폭행과 폭언 의혹,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입학 의혹 등 끊임없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가족의 밀수, 관세포탈,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등과 관련된 의혹까지 잇따랐다.

조 회장마저 27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으로, 지난해 한진 오너 일가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사회적 여론 악화는 KCGI가 내세우는 명분의 자양분이 된 셈이다.

국민연금도 한진 일가를 향해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칼날을 빼들면서 조 회장 등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대한항공 지분을 12.45% 보유한 2대 주주다. 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배임, 사익 편취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 주주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각종 오너리스크로 기업가치가 떨어져 기금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재 수위 등 최종 방향성은 오는 2월에 결정되지만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공산이 크다. 주주가치 회복이라는 공통된 명분으로 삼고 있어 국민연금과 KCGI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다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KCGI와 연계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힌 바 있어, 연대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일단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한진과 KCGI 세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경우 최대주주인 조 회장(17.70%)과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28.70%를 가지고 있다. 한진은 한진칼(22.19%)과 조 회장(6.87%)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34.59%다. 현재로선 국민연금과 KCGI 지분을 합해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지분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KCGI는 ‘밸류 한진’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소액주주 등 세확보에 전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진과 KCGI 주총 전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KCGI가 현실적으로 불리한 세대결 양상에다 이미 경영권 장악을 부인해 온 만큼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추측에서다. 또한 극심한 세대결 국면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가능하다.

한진칼이 구성하는 감사위원회의 자리 하나를 KCGI에 양보하는 방안 등과 함께 조 회장 오너 일가 중 한진그룹 경영에 유일하게 관여하고 있는 조 사장의 유임을 시키는 대신 KCGI측 새로운 인사진 선임 등도 합의 지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주주가치 제고가 사실상 한진의 경영권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한진으로선 적극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수세적 입장이다. 국민 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 돼 있는 상황에서 국민 반감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장의 승패를 떠난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 일가가 이미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만큼 조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측이 아무런 공식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KCGI 제안에 대한 공식 의견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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