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포춘(Fortune)지에서 500대 기업 경영전략을 10년간 조사한 결과 성공률이 고작 25%로 나타났다. 맥킨지에서도 2006년 일류기업 CEO 7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실패 확률이 60%를 넘었다. 4개 회사 중 1개 회사만 성공할 정도로 잘나가는 글로벌 일류기업도 성공률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 과거 이런 실패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면 구성원들은 "사장님이 어디서 또 좋은 얘기 듣고 오셨구먼, 이것도 그냥 지나가는 거겠지! 하는 척 시늉만 하자."라는 태도가 기업문화로 정착된 상태일 수 있다.
CEO의 말은 무게가 있어야 한다. CEO의 말은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그냥 한번 지나가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조직문화로 정착되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는 CEO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천년기업 리더가 작은 징후에서 큰 징조를 발견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실행할 수 있는 연출을 해야 한다. 연출이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같은 '스토리'라도 감독에 따라 연출도 달라지고 흥행도 달라진다. 성공한 리더는 성공한 영화감독처럼 연출한다. 인간의 근본을 생각하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운다.
사장의 제안이라고 해서 구성원들이 무작정 따라주지 않는다. 특이 요즘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는 이유를 모르면 행동하지 않는다. 왜 이것을 해야 하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한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나 회사 발전에 기여 한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열정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새로운 제도나 전략을 도입하려면 리더라면 반드시 자신에게 '왜 이것을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하여 자신이 먼저 설득되어야 한다.
골드리더십의 저자 존 맥스웰은 새로운 전략이나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관점을 미리 제공하거나, 회의 참석자들에게 리더의 관점을 미리 알려주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회의 전 회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회의 전 회의'는 회의가 있기 전에 조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과 사전 논의를 말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마주 보고 앉는 것 이상의 의미뿐만 아니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에 '회의 전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 저항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존 맥스웰은 "①회의 전 회의를 가질 수 없다면 아예 회의를 시작하지도 마라. ②'회의 전 회의'를 가졌지만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면 아예 회의를 시작하지도 마라. ③'회의 전 회의'를 갖고 원만한 해결책을 찾았다면 그때 회의를 시작하라!"고 주장한다.
결국 새로운 제도나 전략 도입은 회의를 통해 결정되고 확산된다. 이의 성패는 구성원들의 진정성 있는 동의 여부로 결정된다. 핵심 인물들과 충분한 교감이 필요한 이유이다. 더구나 핵심 인물과 껄끄러운 관계이거나 충돌이 있었다면 사전에 충분한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들에게 어려움이나 인간적 고충을 솔직하게 표출하면서 의견을 구하면 그들도 인간적인 따스함 속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이런 노력은 비단 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리더를 바라보는 전체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