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스타트업에 1조 투자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대기업들이 최근 3년여 동안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45개사가 지난 2015년 이후 올해 3분기 말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한 기업은 모두 53곳이었다.
이들의 투자 대상이 된 스타트업은 210곳으로, 출자 금액은 1조594억 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경우 51개사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관련이 24곳,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관련이 각각 16곳과 6곳이었다.

이어 ▲현대차 20곳 ▲SK텔레콤 13곳 ▲SK㈜ 10곳 ▲삼성전자 9곳 ▲GS홈쇼핑 8곳 ▲LG전자·유한양행 각 7곳 ▲LG화학·휴맥스 각 6곳 등이었다.

투자 규모는 ▲SK㈜ 2419억 원 ▲네이버 1088억 원 ▲한미약품 577억 원 ▲SK텔레콤 574억 원 ▲유한양행 454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분 투자를 받은 기업 가운데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그랩’과 국내 차량공유 업체인 ‘쏘카’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컸다.

그랩에 대해서는 현대차와 SK㈜가 장부가액 기준으로 1088억 원을 투자했고, 쏘카에는 SK㈜가 918억 원을 투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일 그랩에 2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재계 1위인 삼성전자는 9개 스타트업에 317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유망 기술기업을 상대로 한 인수합병(M&A)이나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법인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자본이 스타트업으로 많이 흘러 들어가야 창업생태계가 융성할 수 있는데, 여전히 충분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특히 이미 검증된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