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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시간, 선택, 만남에 관한 장혜주식 상상 …장혜주 안무의 '정류장, Enco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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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주 안무의 '정류장, Encounter'
오류아트홀에서 공연된 장혜주(예술단체 링카트 예술감독) 안무의 「정류장, Encounter」은 인생의 기로에 있는 사람들을 ‘시간’, ‘선택’, ‘만남’이라는 좌표에 넣고, 만남과 헤어짐의 반응을 모색하는 실험적 현대무용이다. 연희자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매순간 세 가지 핵심어에 집중하여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고찰해야 한다. 링카트는 이런 형식의 공연을 체험결과형 공연이라 명명한다.

기존 공연예술에 자극을 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링카트의 「정류장」은 협업을 통해 장르 간 참여 아티스트들이 모두 동등한 창작자 입장임을 증거 한다. 기존 공연장의 공간 배치와 형태를 탈피하고, 가변성의 무대세트, 차별화된 영상, 흐름을 유도하는 조명은 예술가들이 ‘정류장’에 모인 사람들로 비춰지게 하고 우연한 인연으로써 삶의 지평을 같이 열어가는 동지적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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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주 안무의 '정류장, Enco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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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바라본다.’라는 설정을 두고 텍스트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적 움직임, 그 미세한 움직임 또는 제스처들을 이미지로 치환하여 친근하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움직임의 언어가 표현된다. 현실과 환상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영상은 지향하는 삶의 상징성과 현실적 삶의 이미지들을 교차해 나간다. 무대 공간에서 부분적 또는 파편적 영상미술이 사용됨으로써 하나의 춤을 보는 듯한 심리적 묘사가 구현된다.

「정류장」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고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춤’을 자기고찰적 ‘삶‘과 비유하여 몸으로 풀어가는 에피소드들이 퍼즐처럼 제시되고, 결론부에서 그 퍼즐들은 입체적으로 모아진다. 구조주의적 발상이다. 이 작품에서 ‘춤’은 이미지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시각적으로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해석하여 창조한 종합예술의 공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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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영상). ‘지금 여기...’, 정류장은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이 머무르다 가는 곳이다. 누구나의 기억의 파편 속에 내 기억의 한 조각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산발적으로 놓여있는 오브제들(벤치, 신호등, 우체통, 가로등)을 비추는 조명이 전시장 분위기를 풍긴다. 바닥과 무대세트에 투사되는 영상은 영화를 보는 느낌을 주고, 몽환적 선율은 정류장에 온 듯한 착각을 유도한다. 인생이란 긴 여정을 스치면서 만나게 되는 기억들이 잡힐 듯 퍼져나간다.

1장. ‘자라나다-시간 속의 당신과 마주하다’ (여자 솔로) 세트의 가운데 문이 열리고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형상이 된 뮤즈(장혜주)가 나타난다. 잊으려 했던 기억들, 닫아놓았던 마음들이 피어나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세트가 이동되면서 관객을 향해있던 공간은 360도로 확장된다. 기억의 파편들이 서서히 모여들어, 하나의 형상이 된다. 잊으려 했던 기억, 닫아놓았던 마음이 매 순간 자라난다. 당신은 그 안에서 스스로의 기억들, 그 주마등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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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허름한 벽과 낙서–시간 속에서의 고뇌’, (남자 솔로) 조명과 영상의 화려함, 막을 여는 무용수의 움직임, 세트의 이동 뒤 나타난 무용수의 조명과 어우러진 움직임은 흐름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그의 시선, 손짓, 발걸음 하나하나에도 시간의 무게를 형상화한다. 많은 움직임이 없어도 시간의 고뇌가 깊은 울림을 준다. 시간의 무게는 한 없이 무겁다. 당신은 이내 움직이려는 저항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의 무게에 짓눌리기 시작한다.

(남녀 듀엣)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수많은 시간들 속에 인생은 당신을 손쉽게 무너뜨리고 늘 주시한다. 벽체를 이동시키며 무엇을 찾고 있는 또 다른 남자,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듯하다. 그 시간 속에 숨은 뮤즈는 예술가의 영감이기도 하다. 영감이 떠오를 듯 말 듯, 손에 잡힐 듯 말 듯 세트가 이동되어 가는 와중에 펼쳐지는 게임 같은 듀엣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서랍 속에 고이 넣어둔 기억처럼 시간 속에 묻어놓고 또 다른 기회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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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지독한 홀로서기–벗어던지는 시간’, (여자 솔로) 당신은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 채 어떤 억압도, 죄책감도, 추억도 그 모든 것을 벗어 가벼워지고 싶어 한다. 무대의 상수 바닥부분이 앞쪽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영사되고, 따뜻한 색감의 조명과 어우러진 가로등 아래의 벤치가 있다. 여자무용수는 지난날 헛된 꿈과 욕망에서 깨어나 스스로를 옭아매던 사슬을 풀어 던지고 기억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날개 짓을 한다.

(남녀 트리오) 현실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불안, 공포를 동반한 시간들이 남아 스쳐 지나간다.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냉혹한 현실을 혼성 삼인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올라가려다 떨어지고, 나아가려다 막히는 신체 움직임은 현재적 삶의 모습들이다. (남겨진 여자 솔로) 결단이라는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간 뒤 혼자 남겨진 여자는 공허함에 넋을 놓은듯하다가 이내 몸을 추스른다. 운율감의 분절된 움직임은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하는 절망 속에 숨어있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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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선택. 당신을 떠나보내며-시간의 블랙홀’, (영상) 수많은 파편 조각들이 범람하듯 한곳에 모여진다. 서정성, 역동성, 몽환성 등 리듬감에 꽉 찼던 앞 장면들의 무대가 비워지고, 다음 여행지를 생각해보려는 순간 돌아가는 시계바늘이 최면을 걸어오는 듯 시간의 블랙홀에 빠져든다. 나도 모르게 스쳐지나온 시간 속에서 어떤 만남과 어떤 선택을 했었을까 하는 내안에 나를 돌아보게 한다.

(군무) 파편들 더미 속에서 나 아닌 나를 만난다. 재생하느냐 함몰하느냐 일탈과 안주의 선택으로 기억들이 지워져간다. 갇혀있던 시간의 틀에서 나온 무용수들은 각각의 오브제(벤치, 신호등, 우체통, 가로등)로 걸어가 그것들에 얽힌 사연이 있는 사람처럼 그것들과 함께 하나의 움직이는 조각상이 되어 있다. 각자의 사연을 안은 사람들이 목적지를 향해 스쳐지나가는 환승역처럼 무용수들은 서로간의 만남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공감하며 동화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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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새로운 내가 될 것인가? 지금의 나를 인정할 것인가?’, (선택의 방 앞) 여자는 선택을 종용한다. 시간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당신’과 ‘과거의 당신’을 선택하는 경험을 써내려 간다. 희망, 불행, 쾌락, 행복, 두려움 등으로 가득한 벌거벗은 선택을 한다. 같은 선택을 한 사람들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의 걸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선택의 파편 속에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정류장에서 자신을 마주 하게 되고 선택과 만남을 반복하며 여정을 이어 나간다.

「정류장」은 하얀색의 세트와 바닥, 크림색 계열의 의상이 고급스럽게 어울리며 현란한 영상적 수사, 분위기를 조율하는 조명, 감정을 표현하는 색채와 조화를 이룬다. 제2의 공간인 시간의 여행길로 들어서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까만색 배경에서 두 가지 방을 선택하게 된다. 한 방에서는 갖가지 모래시계가 달려있어 시간의 숲을 헤매며, 떨어지는 모래를 맞으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사연을 풀어내는 한 무용수가 있다. 다른 방에서는 정시를 알리는 뻐꾸기종소리가 울리고 각종 시계들이 매달려있다. 바닥에는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무용수가 그것을 쫓고 있다. 두 군데 모두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추상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었다.

「정류장」은 입장 후 좌석 선택부터 출구를 나서는 순간까지 어떤 것을 선택해서 보고 느낄 것인지 마주하는 만남들과 시간여행을 하고 나온 기분을 준다. 각 부문의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구사하는 모든 작업들이 조화를 이루며 편안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여행길을 떠나게 해준다. 현대무용의 새로운 「정류장」은 출행한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장면과 맞닥뜨리게 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링카트의 다음 여정이 기대된다.

○예술단체 링카트(LINKART)

링카트(LINKART)는 LINK(관련・연결)와 ART(예술)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예술단체 명칭이다. 이 단체는 “예술은 통한다”라는 모토로 무용, 즉 신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다방면의 예술가와의 협업을 추구한다. 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연예술 중에서도 집중(Convergence) 개념에 따라 몸 언어를 주축으로 창작영역을 해체하고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영화 등 타 예술과 연결되어있는 어떤 예술이라도 예술을 공통분모로 하여 작품화 할 수 있음을 표방한다.

▪ 단체 구성 계기 및 특성

LINKART라는 이름으로 2015년부터 단체 활동을 해왔지만, 타 예술과의 복합예술을 지향하는 단체로써 장기 작업과 장르 간 이해와 융합 지점을 찾고 실험적 작품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모색하기 위해 2017년 7월 고유번호를 받고 공식 단체가 되었다. 장기 프로젝트별 공동작업을 추구하며 국제 언어인 ‘몸 언어’를 통한 창작활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구성되었다.

연출적 기초 작업자로서의 작가, ‘몸 연출자’인 안무가, 단체의 운영과 홍보를 위한 기획자 등 전문성을 위해 영역별 분업화에 따라 움직임, 연기 등의 경험이 있는 단원들이 활동을 진행시킨다. 이런 작업은 젊은 예술가들이 장르적 영역을 넘어서는 작업의 기반이며, 장기적인 융복합 창작활동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단체의 모습이다.

▪ 활동계획

예술단체 링카트(LINKART)는 지속적으로 창작 기반을 다짐과 동시에 새로운 영역의 타 예술가들을 영입하여 복합예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에 따라 실험적 창작 활동을 지향하며 ‘몸 언어’를 기반으로 한 총체적인 대표 레퍼토리 구축, 국내 페스티벌에 참가, 정기공연 기획, 해외진출 및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단체의 영역 확장을 진전시키고 있다.

▪ 주요 활동내용

2018.09.29. 인천문화재단 트라이보울 지역예술활성화사업 선정작 「Chance upon」 (인천 트 라이 보울 야외광장 Bridge)

2018.09.21.-22.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작 「정류장;Encounter」 (오류아트홀)

2018.04.13.-14. 드림 앤 비전 - 무용, 음악의 대화 「Talk to You」 (포스트극장)

2018.03.15. 2018 동시대미감展_그리지 않은 그림 전시 초청공연「백지 百紙」 (성남아트센터 큐 브미술관)

2017.07.02. 다양한 소리와 함께하는 「아리랑」 (국립극장 별오름)

2017.05.14. 20th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 – 평론가가 뽑은 제20회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 2017 「그래도 스마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없는 기자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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