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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모에 샹동(Moet et Chandon)을 좋아하는 킬러 퀸(Killer Queen)

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기사입력 : 2018-11-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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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며칠 째 퀸(Queen)을 흥얼거리고 있다. 젊은 친구들도 그렇다고 한다. 지천으로 널렸으니 유튜브로 들어가서 확인해보라. 그들의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애절하면서도 폭발적인 노래와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우리에게 열정과 자유, 광기와 해방감을 던져주었다.

85년에 펼친 Live Aid~ 공연에 동참했던 엘튼 존(Elton John)조차 “그들이 무대를 훔쳤다(They Stole the Show!)”라고 인정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퀸의 리드 보컬 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전기적 영화다. 이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의 양성애자는 고독하고 외로운 삶을 살다가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의 명성을 얻고 1991년 45세의 나이로 불꽃처럼 세상에서 사라졌다. 영화가 끝나고 타이틀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 앉아계시기 바란다. 타이틀이 올라갈 때 실제의 그가 나타나 온 힘을 짜내어 “나를 멈추게 하지 말아요(Don’t Stop Me Now)”를 부른다. 그는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숨기며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했다. 짙은 화장의 깡마른 그가 열창할 때 노래는 팝의 여왕도 멈출 수 없는 운명의 랩소디가 되었고 목구멍이 얼얼해졌다. 영화는 천재 보컬리스트의 내력과 내면을 그려내기보다는 그의 음악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다. 대역배우가 펼치는 재연의 완성도는 신기할 수준이었고 당시를 똑같이 담아내기 위한 스태프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도 느껴졌다. 그러나 노래는 멜로디라는 그릇에 담긴 메시지다. 미술이 화폭이라는 그릇에 담긴 메시지인 것처럼. 후레디 머큐리는 퀸의 히트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 작곡했다. 그의 철학적이고도 사회적인, 은유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작사 능력이 없었다면 과연 그들이 전설로 남을 수 있었을까? 웸블리와 필라델피아와 리오에 운집한 수만 명 군중의 떼창을 이끌어 낸 그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응원가의 원조 격인 We will rock you 나 We are the Champion은 그렇다 치고 말이다. 그들의 메시지를 좀 더 들여다보면 알 것이다.

She keeps Moet et Chandon In her pretty cabinet

'Let them eat cake' she says Just like Marie Antoinette

A built-in remedy For Kruschev and Kennedy

At anytime an invitation You can't decline

Caviar and cigarettes Well versed in etiquette

Extraordinarily nice

She's a Killer Queen

Gunpowder, gelatin Dynamite with a laser beam

Guaranteed to blow your mind Anytime

Recommended at the price Insatiable an appetite

Wanna try?(일부 발췌)

그들의 출세작 킬러 퀸(Killer Queen)은 그가 5분 만에 만든 곡이다. 킬러 퀸은 화대를 지불하고 사는 하룻밤의 여자를 말한다. 프레디는 어떻게 묘사했을까? 프랑스산 향수와 모에 샹동 와인을 캐비닛에 보관한 여인, 화약과 젤라틴, 레이저빔과 다이나마이트 같은 열정의 여인이라고 했다. 그녀는 남작부인의 품위와 게이샤 미나와 같은 순종적인 면을 동시에 지닌 여인이라고 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했던 마리 앙트와네트의 백치미에 후루시초프와 케네디를 중재시킬 친화력을 갖춘 여자가 있으니 어떠냐고 하며 하룻밤을 제안한다. 독창적이고 개성미가 넘치지 않는가? 그는 그가 원하는 이미지를 비유와 은유를 통해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유니크한 크리에이터였다.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Caught in a landslide no escape from reality

Open your eyes, look up to the skies and see

I'm just a poor boyI need no sympathy

Because I'm easy come, easy go, a little high little low,

Anyway the wind blows doesn't really matter to me, to me.. (일부 발췌)

그의 대표작인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그가 27살 때 만든 곡이다. 살인을 저지른 아들이 그의 어미에게 구원을 청하는 내용으로 그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허무함이 역설적으로 드러나있는 곡이다. 이 곡은 각기 다른 음악적 장르의 구성으로 유명한 곡이다. 가사와 함께 그 구성을 요약하면 이렇다.

먼저 장중한 템포의 아카펠라의 형식으로 위험에 빠진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기가 시작됨을 알린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아들의 고백이 슬프고 애절한 발라드로 이어진다. 그 살인의 배경으로 자신의 인종적, 종교적 뿌리를 드러낼 때는 오페라 형식을 빌려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를 단죄할 수 없다는 분노와 거부의 의지는 강렬한 비트의 하드락으로 전달한다. 인생이 어느 곳으로 흘러가든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마지막 고백은 역시 발라드의 몫이다. 그러니 이제 보면 그 유명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형식적 새로움도 메시지를 돋보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위대함을 드러내는 진면목은 전달의 형식보다는 그 내용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자신의 생각을 허위나 가식 없이 전달하되 개성과 품격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가 스타가 아니라 전설이 된 것은 그 때문이다. 비틀즈(Beatles)의 렛잇비(Let it be)나 예스터데이(Yesterday)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당신의 사랑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듯이. 세상사도 그렇고 광고도 마찬가지다. 내용이 없는 아름다움은 요란한 빈 깡통이다. 그나저나 영화를 봐도 이리 보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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