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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자리] 사라진 '고용의 날'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기사입력 : 2018-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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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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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사진=뉴시스

11월 11일은 ‘부동산산업의 날’이다. 부동산산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정립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6년 지정되었다는 날이다. 8개 부동산산업협회로 구성된 ‘한국부동산경제단체연합회’가 며칠 전 ‘제 3회’ 행사를 열고 있었다.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날이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보행자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눈의 날 ▲레일 데이(Rail-Day) ▲우리 가곡의 날이기도 하다.

그러고도 더 있다. 11월 11일은 ‘고용의 날’이다. 이명박 정부가 ‘고용의 날’로 정했던 날이다. 국민은 별로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연초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고, 고용정책방향을 마련했다. 그 정책방향 가운데 ‘고용의 날’이 포함되어 있었다. 매년 11월 11일을 ‘고용의 날’로 정하고, ‘고용창출 100대 기업’을 선정해서 공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취지는 좋았다. 중요 현안인 ‘고용문제’ 해결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탁상정책, 전시정책이었다.

우선, 11월 11일을 ‘고용의 날’로 정한 이유부터 희한했다. ‘1’이라는 숫자가 ‘일하다’의 ‘일’과 발음이 같고, 그 ‘일’이 4번이나 들어가는 11월 11일을 골랐다는 것이다.

그렇게 ‘고용의 날’을 정하다 보니, ‘빼빼로 데이’ 등과 겹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날이 겹치면 ‘고용의 날’이라는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고용을 많이 창출한 기업에게 상을 주겠다는 아이디어도 우스웠다. 정부는 “상징적인 의미로 고용을 위해 노력한 기업에게 수출 탑과 비슷하게 고용 금탑을 수여, 일자리 창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상을 준다고 감지덕지할 기업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별 필요도 없는 행사에 참석하느라고 시간과 경비를 빼앗기게 되었다고 귀찮아할 것이었다. ‘수출 ○○억 달러 탑’처럼 ‘금탑’을 주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행사를 열고 시상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예산도 지출될 것이었다.

이렇게 ‘고용의 날’을 만들었지만, 첫해부터 기념식조차 열리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행사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만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G20 행사가 ‘고용’보다 더 중요했던 셈이다.

‘고용의 날’은 정부부처 간의 ‘교통정리’에서도 밀렸다. 농업인의 날과 겹친다는 등의 이유로 ‘고용의 날’을 특별히 지정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고 했다. 그래서 ‘고용의 날’은 결국 없는 날이 되었다. 이후 국민은 ‘고용의 날’ 행사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를 “가장 좋은 복지”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정부부처인 노동부의 이름에 ‘고용’을 붙여서 ‘고용노동부’로 고쳤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월 11일부터 25일까지를 ‘일자리 주간’으로 잡았다. ‘고용의 날’ 대신 ‘주간’을 설정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역 희망일자리 추진단’을 만든다고 하기도 했다. 주요 도시에는 ‘지역 일자리 종합센터’도 설치한다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년 채용의 날’이 생기고 있었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설치된 ‘고용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청년 채용의 날’ 행사를 열고, 구직과 구인을 ‘매칭’시켜 주겠다고 했었다. 행사의 이름이 ‘고용’에서 ‘청년 채용’으로, 장소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로 달라졌을 뿐 내용은 비슷하게 보였다.

문재인 정부도 고용을 정책의 ‘1순위’로 하고 있다. 대통령 ‘1호 업무지시’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하지만, 국민은 여전히 일자리가 없다.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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