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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꺾였다던 강남 집값, 실제론 그대로… ‘신기루’에 시장심리만 들썩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기사입력 : 2018-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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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한 중개업소.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집값 안 떨어졌어요. 그냥 숫자만 보고 하는 헛소리지.”(반포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매물이 간간이 있는데 사는 사람은 없어. 떨어졌다는 기사 보고 연락들 하는데 파는 사람이 가격을 떨어뜨린 적이 없는데 어디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건지.”(압구정동 ◇◇부동산 공인중개사)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과 함께 강남3구 집값도 하락했다는 소식이 부동산시장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51%로 지난 달(1.25%)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특히 10월 넷째 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매매가격상승률이 하락 전환되면서 정부의 9.13대책 약발이 먹혀들어갔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같은 면적인 아파트 거래가격이 9월을 기점으로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었다. 8월 전용면적 160.29㎡의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2차 한 채가 3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0월 비슷한 면적인 160.51㎡가 33억원에 거래됐다. 호가가 한 달 새 3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라도 층이나 동 위치에 따라 차이 나는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않아 생긴 ‘신기루’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압구정동에서 수년 째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A씨는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오히려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에 거래됐다는 곳은 강이 바로 보이는 동의 고층인 소위 로열층이다. 이번에 거래된 곳은 강 쪽이 아닌 다른 동이라 가격 차이가 난 것”이라며 “같은 평형대라도 층이나 동 위치에 따라 4억원까지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단지라도 동 위치에 따라 공시가격이 다르다. 강 가까이 위치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2차 24동 12층(전용면적 160.28㎡) 주택의 공시가격은 19억8400만원이다. 반면 단지 중앙에 위치한 1차 22동 12층(전용면적 161.19㎡) 주택의 공시가격은 18억1600만원이다. 같은 층이지만 위치에 따라 1억원 넘게 차이 난다. 호가 차이는 2억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왜곡된 통계가 시장심리만 혼란스럽게 한다고 말한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게 아니다”면서 “매도자보다 매수자들이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하락했다는 소문이 돌 때도 매도자들이 불안해하며 값을 내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매수자들이 값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호가를 낮춰 부르는 경우만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 정책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려면 적어도 내년 1분기는 지나야 한다. 그 전에 자꾸 왜곡된 통계나 소문이 돌면 오히려 시장 심리만 더 혼란스러워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백승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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