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도쿄 증시가 반락(오르던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해 '토픽스(TOPIX) 지수'는 약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일본과의 통상협의에서 환율조항 적용을 시사한 데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세에 경계감이 고조된 것 등이 원인이다.
몬지 소우이치로(門司總一郞) 다이와스미긴(大和住銀) 투신투자고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위험 균형) 등에 의한 매도가 매도를 불러, 일본 증시의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된 데에는 미 재무장관의 환율 조항 요구 발언의 영향으로 환율이 엔고에 흔들린 것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편파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다. 이는 미국의 중간 선거를 향한 포즈이므로, 결국은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일본과의 상품무역협정(TAG) 협상에서 환율 약세 유도를 방지하는 환율조항을 협정에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G20에서 의장국을 맡은 아르헨티나의 두조브네 재무장관도 "통상 문제는 당사국간에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과 함께 미일 등 글로벌 무역 마찰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달러 대 엔 환율은 한때 '1달러=111엔90전'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일본 주식 종가 시점의 112엔40전에 비해 달러는 약세를, 엔화는 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 주식 시장 전략가는 "G20 회의에서 미중 등 통상 문제에 대한 국제간 협조가 결여된 것을 이유로 시장은 실망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카이도쿄조사센터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향에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고유가의 흐름에 따라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다시 장기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