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은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세계적인 현상이다. '패스트 푸드'에 대한 반발로 '슬로 푸드' 운동을 전개했던 이탈리아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시간을 갖자는 운동이 싹트기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밀라노에서는 보통 식사 전에 간식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아페리티보(Aperitivo)라는 관습이 있다. 밀라노의 세련된 바에서는 어김없이 아페리티보를 마시는 '해피 아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최근 밀라노의 인기 바 20여곳에서 9월 12, 19, 26일을 '스마트폰 금지 데이'로 제정하고 아페리티보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스마트폰을 전용 상자에 넣어두고 바에서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는 바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회수하고 대신에 시집을 제공해, 식사 시간 동안 스마트폰 앱이 아니라 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로맨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마 레스토랑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호텔에 머무는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호텔도 있다. 스키리조트로 유명한 알프스 리 비뇨(Livigno) 호텔은 체크인 시에 스마트폰을 맡기고 체크아웃 때 찾아가면 숙박비를 할인해준다.
슬로 푸드 유행을 만든 이탈리아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해독하는 유행을 불러일으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