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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당신의 인생을 기획하는 법

글·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기사입력 : 2018-08-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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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어떻게 하면 기획을 잘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다. 기획은 일의 윤곽을 그리고 틀을 잡는 일이다. 전체를 보는 통찰력과 실행력이 요건이다. 전체라고 전부에게 다가설 수 없다. 전체는 부분의 합이고 각 부분이 최적화가 되는 중심점을 갖는다. 그래서 능력 있는 기획자는 부분을 파악하고 나면 곧바로 전체의 중심, 급소를 찾는다. 그곳에서 프로젝트의 컨셉트를 찾고 핵심 인력을 배치한다. 그리고 실행과 진행에 따르는 절차와 문제에 대해 클릭을 조절하며 영점을 조준해 나간다. 그러니까 기획자는 부분에서 전체를 파악하고 전체에서 중심을 발견하고 중심에서 주변으로 이동하는 사람이다. 부분에서 전체를, 전체에서 중심을, 중심에서 주변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능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론적 단단함일까? 다양한 경험일까? 인문적 식견일까?

츠타야서점의 기획자는 마스다 무네아키다. 그는 기존의 서점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서점의 카테고리식 진열은 고객의 관점이 아니라 생산자의 효율성 관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서점을 책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중심점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서점의 공간을 재구축했다. 요리와 관련된 코너라면 책의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요리와 관련된 소설, 시 등의 순수 문학류와 실용서를 함께 진열했다. 심지어 요리하는데 필요한 식기와 식재료 까지 판매했다. 생산자 입장에서 소비자 입장으로 관점을 이동한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디지털의 가속도를 생각해보라. 기획자가 이론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론은 지나간 풍월이고 고인 물이다. 경험은 안전장치라지만 새로움을 가리는 독단의 벽이기도 하다. 인문을 강조하는 경우는 어떨까? 지나친 고단백의 섭취는 체력 불균형의 원인이 된다. 기획의 틀이 이상적 설계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론의 틀은 갇혀있고 축적된 경험은 막혀있고 인문적 소양은 편협하다. 다시 무네아키를 들여다보자. 그는 어떻게 새로운 관점을 기획 할 수 있었을까? 그는 현장에서 사람을 만났다. 서점에 들르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탐문하고 행동을 관찰했다. 사람을 만나 사람에게서 찾은 것이다. 혁신의 디자인 기업 IDEO도 마찬가지다. 제품의 디자인을 위해 마우스를 잡기 전에 사용할 사람들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훌륭한 기획가는 사람을 만나고 사람에게서 답을 구하는 사람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을 찾아 떠나라. 그들이 들려주는 오늘의 사건에서 오늘의 관점을 만나라.

사람을 만나라고 꼭 발품을 팔라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SNS로 최근 발표된 최신 통계와 인사이트를 시시각각으로 수혈받아라.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직접 만나야 한다. 어투와 표정과 몸짓에서 진위 여부가 확인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드러난다. 게다가 인생도처유상수라고 했다. 진짜 고수라도 만난다면 순식간에 업그레이드되는 행운도 따른다. 마지막으로 나이 들며 느낀 한 가지. 인생은 예기치 않은 인연의 연속이다. 내 인생의 변곡점도 예상치 못한 어떤 순간이었다. 귀인의 방문을 스스로 막지 말라. 사람 가리지 말고 만나라는 이야기다. 한발 더 나가볼까? 스피노자는 세상에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간의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와 좋은 궁합을 만들어라. 기쁨을 주는 존재로 당신이 다가서라는 이야기다.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어 개를 키우지 못한다면 강아지가 문제가 아니라 당신 탓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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