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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리뷰] 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대중발레의 수범적 전형(典型)

지난 6월 16일(토) 오후 5시 노원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우영(댄스시어터샤하르 예술감독) 안무의 『기적의 새』가 공연되었다. 이 창작발레는 북방쇠찌르레기를 동인(動因)으로 하여 평화통일을 염원한다. 한국 근현대사 속의 6・25전쟁이 파생시킨 이산의 비극을 발레화한 작품은 주조적 음악 구성의 오카리나 선율, 애절한 부자간의 정을 표현해내는 극 연기, 발레연기자들의 북방쇠찌르레기를 비롯한 새 연기가 어우러져 총체예술의 대중적 전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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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기적의 새』는 아버지인 북한 조류학자 원홍구(1888~1970)와 새 박사로 유명한 아들 원병오(경희대 명예교수) 사이의 사연을 새를 매개로하여 전개시킨다. 이산의 아픔 속에서도 부자의 간절한 희망은 믿음의 기적을 낳는다. 1963년 6월 6일, 발목에 가락지를 끼워 보낸 북방쇠찌르레기를 2년 뒤 평양의 아버지가 발견하여 극적 부자 상봉이 이루어진다. 모든 관객들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발레는 이별과 그리움에 이은 환희의 감동을 고스란히 무대에 옮긴다.

이산, 탈북, 남북평화에 관심이 많은 안무가 지우영은 『기적의 새』의 발레화를 위해 칠년 여에 걸쳐 원병오 박사와 인터뷰하고, 궁금증에 대해 수시로 물어보는 직접 소통 기간을 가졌다. 자유롭게 남북의 하늘을 오가는 새, 원병오 박사의 애절한 이야기는 그녀의 안무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창작품이 되기에 충분했다. 2016년 11월 23일, 24일 제37회 서울무용제에서 첫 선을 보인 『기적의 새』의 2018년 버전은 한국 창작발레의 대중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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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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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성실과 열정의 힘을 신뢰해온 지우영은 한국발레협회 신인안무가상, 전국무용경연대회 금상 을 수상한 저력의 발레안무가이다. 『기적의 새』 말고도 대중친화적 창작품 중 하나인 이강백 원작의 ‘칠산리’를 각색한 『어머니』 역시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작품이었다. 지우영은 동시대적 국민들의 관심사인 통일을 아우르는 작품 창작을 오랫동안 꿈꾸어 왔고, 그리움・기다림・간절한 소망은 지우영을 읽어내는 상징적 코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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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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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다양한 감정을 실은 발레리나들은 이산가족으로 의인화된 북방쇠찌르레기 역을 무난히 소화해낸다. ‘내가 새라면…’, 분주한 새의 날갯짓은 지우영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발레에 대한 거부감을 털고, 소탈하게 다가 온 지우영의 발레 속에 펠리시앙 다비드의 ‘사계’가 장(場)의 곳곳에 포진되고, 새터민 오카리나연주자 김 명의 새소리와 음색이 닮은 오카리나 연주는 애잔함과 사실감, 탈북 가수 한옥정이 그리움을 더하는 노래를 선사한다.

독일 하노버국립음대에 무용과가 있을때 최초의 한인 졸업생이었던 지우영은 자기도취적 예술발레를 지양하고 발레로 대중과의 소통을 선호한다. 사연과 예술성을 담보한 그녀의 대중발레는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샤막을 넘나들며 크로스 오버를 실행하는 사계절 영상, 새 형상의 의상, ‘따오기’, ‘북한동요’, ‘소쩍새’, ‘고향의 봄’, ‘내고향’의 연주, 노래와 선율은 대중의 여린 감성을 파고들기에 충분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지우영은 낮은 데로 임하여 높은 곳의 뜻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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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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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기적의 새』는 아픔을 드러내는 방식에 있어서 냉엄한 현실을 상상화 시키고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안무가는 북방쇠찌르레기 군무를 기본으로 하고, 두루미・꾀꼬리・원앙・파랑새 등의 디베르티스망을 삽입하여 봄・여름・가을・겨울의 배경테마로 사용한다. 오브제인 부채는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해낸다. 인식표를 단 새가 아버지의 눈에 띄었을 때 극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눈 덮인 산야를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은 춤 이면의 상징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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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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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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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영 안무의 『기적의 새』.

안무가는 관객에게 아픔을 느껴보도록 권유하고 인생의 고리가 절대자의 뜻이라는 순응적 입장을 취함으로써 고통의 과장과 잔혹성을 우회한다. 이미지적 기상과 자연 현상을 대입시킴으로써 ‘기적을 날라다 준 새’가 간절한 믿음으로 이루어졌음을 예시한다. 『기적의 새』는 ‘뉴욕 필하모니’가 평양에서 연주한 ‘아리랑환상곡’ 실황곡을 대단원의 음원으로 사용하면서 감동적으로 종료된다. 『기적의 새』는 안무의도에 맞게 관객 모두가 만족한 창작발레 공연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없는 기자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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