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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업비트 쇼크, 개와 늑대의 시간은 언제까지 이어지나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기사입력 : 2018-05-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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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가 처해 있는 입장을 보면 개와 늑대의 시간이 떠오른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해뜰 녘과 해질 녘의 박명이 지는 시간대를 프랑스어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완전히 어둡지도 않고 밝지도 않으며 푸르스름한 빛이 감돈다.

또한 저 언덕 너머,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이 기르고 있는 개인지, 아니면 무서운 늑대인지 확신할 수도 없는 시간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면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그 묘한 시간대에 서 있는 듯하다.

지난 주말 암호화폐 시장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원인은 ‘업비트 쇼크’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업비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실제 보유하지 않은 암호화폐를 마치 가지고 있는 양 전산을 위조해 거래했다는 혐의다.

업비트 측에 대한 장부거래 의혹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갑을 지원하지 않는 코인이 많아서다. 거래소가 전자지갑을 지원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암호화폐를 구매하더라도 이를 인출할 방도가 없다. 당연하지만 입금도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고 있는 업비트의 시스템을 오해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다. 업비트의 원화 마켓 외에 BTC, ETH, USDT 마켓은 비트렉스를 통해 거래된다. 실상 합법적인 장부상 거래라는 것.

거슬러 올라가면 올 들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 1월 마진거래와 관련해 도박장 개설이 아니냐는 논리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2월 빗썸은 해킹 건으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3월에는 코인네스트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익환 코인네스트 대표는 횡령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국내의 법적 지위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거래소의 통신판매업자 지위를 박탈했다. 실상 손을 놔버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사 등에 나서는 건 금융기관에 준한 모양새다. 인정하지 않으며 금융기관 취급한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암호화폐지수를 내놓았다. 암호화폐는 현재 ‘돈’보다는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취급되는 모양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세상이다. 암호화폐가 미래 먹거리가 될지, 폰지사기에 불과할지는 누구도 확답할 수 없다.

정부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는 언제쯤 개와 늑대의 시간을 벗어나 선명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까.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유병철 기자ybstee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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