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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글로벌 500, 韓 기업 포함 산업분야 9개에 불과

- 금융·유통 등 서비스업과 우주항공·방위, 의약 등 첨단산업 존재감 부족
-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수준, 우리보다 포함기업 수 작은 국가보다도 뒤처져

길소연 기자

기사입력 : 2018-04-24 11:00

한중간 Fortune Global 500 포함 기업 수 및 매출비중(%) 추이 비교. 그래프=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한중간 Fortune Global 500 포함 기업 수 및 매출비중(%) 추이 비교. 그래프=한경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우리나라는 금융·유통 등 서비스업과 우주항공·방위, 의약 등 첨단산업 분야에 취약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개혁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포천 글로벌(Fortune Global) 500대 기업 분석’을 기초로 이같이 밝히면서 세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위주의 대기업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포천 글로벌 500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매출액 순위 세계 최대 500개 기업 명단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포천 500대 기업이 소속된 62개 산업 중 한국 기업이 포함된 산업은 2015년 10개에서 2017년에는 9개로 줄었다.

반면 2017년 포함기업 수가 14개로 우리와 비슷한 네덜란드는 2015년 12개에서 2017년 13개로 늘었다. 이는 한국 기업이 특정산업에 편중돼 있다는 의미다.
독일은 포함 기업 수가 2015년 28개, 2017년 29개로 1개 늘었으나 참여 산업은 같은 기간 17개에서 19개로 2개 증가했다.

일본은 2015년에서 2017년까지 포함기업 수는 54개에서 51개로 줄었지만 산업 분야는 20개를 유지했다.

한국은 전자, 자동차, 금속 등 전통 제조업에서는 강점을 보였으나 2017년 기준 매출 상위 산업 중 금융과 통신, 식품·의약 유통, 무역, 보건 등 서비스 부문과 우주항공·방위, 의약 등 첨단산업에는 포함된 기업이 없었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이 기간 중 매출과 고용 세계 1위 기업인 월마트 대비 한국 1위 유통기업 롯데쇼핑의 매출 비율은 6%에도 미치지 못했다.

롯데쇼핑은 2015년 5.5%, 2016년 5.3%, 2017년 5.2%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도 미국 중국은 물론 우리보다 포함기업 수가 적은 국가보다도 떨어졌다.

기업들이 참여한 산업의 매출 비중을 기준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수준을 지수화하면 2017년 미국과 중국은 포함기업 수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순위가 각각 1위와 2위로 같았으나 한국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수준이 9위로 포함기업 수 순위 7위보다 뒤떨어졌다.

포함기업 수가 14개로 우리보다 적은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수준에서는 우리보다 앞선 7위와 8위를 차지했다.

평균 매출 규모 면에서 한국기업은 포천 글로벌 500에 20개 이상 기업이 포함된 주요국 기업과 비교할 때 가장 적었다.

2017년 한국기업의 평균 매출 규모는 497억달러로 평균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642억달러에 비해 23% 적었고 독일 대비 22%, 중국에 비해서는 10% 이상 적었다.

한국 1위 기업과 세계 1위 기업 규모를 비교해 봐도 한국기업의 규모는 세계 기업에 크게 못 미쳤다.

1997년에서 2017년 중 매출 1위 한국기업의 세계 1위 기업 대비 매출 비율은 2015년 40.3%가 정점이었으며 최근 2년간 연속 하락했다.

국가별 포함 기업 수와 매출 비중 장기 추이를 보면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포함기업 수가 1997년 3개에서 2017년에는 109개, 같은 기간 매출 비중은 0.4%에서 21.8%로 급증했다.

반면 한국은 2015년 17개를 정점으로 2017년엔 15개로 떨어졌고, 매출 비중은 1997년 3.1%를 정점으로 2017년에는 2.7%로 낮아졌다.

중국은 1997년부터 2017년 중 총매출과 총매출을 기업 수로 나눈 평균매출 증가율이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는 중국의 약진이 기업 수 증가는 물론 기업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에 의해서도 견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은 매출 증가율과 평균매출 증가율 모두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을 밑돌아 기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 실장은 “우리나라는 금융·유통 등 서비스업과 우주항공방위산업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존재감이 약하다”며 “규제 개혁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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