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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삼성증권 아무리 미워도… 공매도 폐지? 청와대 청원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

기사입력 : 2018-04-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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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삼성증권 주가 아무리 황당해도 또 아무리 미워도…공매도를 위한 변명, 청와대 청원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삼성증권 유령주식 매각 사태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뿐 아니라 금융감독원과 한국결제원 그리고 한국거래소 등 관계당국에 대한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다. 더 나아가 주식거래 전반에 대한 불신까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발단은 삼성증권 배당금 지급이다. 우리사주 배당금으로 주당 1000원씩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당 1000주를 입력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총 발행주식 8930만주의 30배가 넘는 28억주, 금액으로 따져 112조원이 직원들 계좌로 들어가는 사고나 발생했다. 이러한 황당한 상황에도 내부 시스템엔 경고 메시지조차 뜨지 않았다. 해당 부서와 상급자의 체크도 없었다.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주식 501만주가 실제로 거래되는 데도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들도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도 손을 놓고 있었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자신의 것도 아닌데 잘못 입금된 주식인데 재빠르게 내다 팔았다. 오류를 바로 잡아야 힐 직원들이 회사에 보고하기는커녕 불과 30분 사이에 무려 501만주를 매도했다. 그 바람에 삼성증권 주가가 한때 11%나 폭락했다. 도덕적 해이를 넘어 도둑판이 된 것이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삼성증권에 대한 조사와 공매도 규제를 요구하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그중 하나는 20만건을 돌파할 기세다.

삼성증권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당연한 요구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처까지 명명백백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공매도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팔았다는 점에서 얼핏 공매도를 연상할 수 있다. 그동안 공매도 때문에 많은 손해를 보아온 개미투자자들로서는 공매도 폐지를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그러나 공매도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공매도를 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유령주식을 팔아 생긴 일종의 사기 사건이다. 실수로 굴러들어온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했다는 점에서 형법상 점유이탈물 횡령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무너진 도덕성과 사기의 의도가 문제이지 공매도 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공매도란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매도 주문을 말한다. 영어로는 Short Stock Selling이다. 공매도란 없는 것을 판다라는 뜻이다.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현재의 가격으로 판(공매도) 다음 후 3영업일 안에 그와 똑같은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는 3일의 차이도 크다. 폭락장세에서 공매도를 하면 가격이 높을 때 팔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는 꼴이 된다. 그 시세차익은 공매도를 한 사람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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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삼성증권 유령주식 아무리 미워도…공매도를 위한 변명, 청와대 청원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


예를 들어 삼성증권 주식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주문을 냈을 경우 삼성증권 주가가 매도 당일 2만원이라면 일단 2만원에 매도한다. 그런 다음 3 결제일 후 주가가 1만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원에 그 주식을 사서 넘겨주고 1주당 1만원씩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공매도를 하면 반대로 손해를 보게 된다. 쌀 때 팔고 비쌀 때 사서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확실시될 때 하는 것이다. 공매도를 했다가 3일 내로 그 주식이나 채권을 구하지 못해 넘겨주지 않으면 부도사태가 난다.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예외적으로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 형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르는 경우에는 공매도를 허용한다고 되어 있다.

공매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아예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의 공매도가 첫 번째다.우리나라는 2008년 이러한 무차입공매도를 금지했다. 현재 우리 자본시장법이 허용하는 공매도는 공매도의 두 번째 유형인 차입공매도다. 증권사 등으로부터 3일 후에 주식이나 채권을 빌리는 약속을 받아 낸 다음에 공매도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차입 공매도를 하면 3일 후 주식이나 채권을 구하지 못해 부도가 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공매로도 금융부도가 나지는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공매도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다. 무차입 공매도냐 또는 차입 공매도냐를 따지지 않고 공매도를 모두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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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삼성증권 유령주식 아무리 미워도…공매도를 위한 변명, 청와대 청원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


공매도를 허용하는 이유는 공매도에 부정적 기능보다 긍정적 기능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매도가 시장에 주는 가장 큰 선 기능은 주식 가격의 지나친 폭등과 폭락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 다음에 폭락할 수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과대평가된 종목에 달라붙어 버블을 미리 막는 역할을 한다.

우리 속담에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이 있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의 사기 행각에는 철퇴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 사기사건을 막아내지 못한 금융시스템도 전면 혁파되어야 할 것이다. 공매도는 이번 사건의 원인도 수단도 아니다. 없는 주식을 팔았다는 점에서 비전문가들에게는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실제는 다른 것이다

삼성증권 바로 잡으려다 증시를 퇴보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교각살우가 될 것이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

김대호 소장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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