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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철(鐵)렁] '연구원 권오준'의 車강판 그리고 리튬사업

김종혁 기자

기사입력 : 2018-04-02 10:07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자동차강판은 포스코를 글로벌 수익성 ‘톱’ 기업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 뒤에는 지난 2010년 초반 권오준 회장이 실패한 일화가 있다.

포스코가 당시 일본조차 뒤따를 수 없는 차강판을 개발하고 특허출원까지 마쳤다고 포스코에 원료를 공급했던 협력사 고위 관계자가 밝힌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연구원 권오준’이었다.
결론은 실패로 돌아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기술 채택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강종이다보니 일단 소재로 채택하면 필요시 다른 소재로 뒤바꾸는 데 제한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 특별한 강종을 써야할 이유도 딱히 없었다. 공급사가 많았다.

이 실패작은 수년이 흘러 현재 기가스틸 등으로 발전해 글로벌 완성차의 러브콜을 받는 포스코의 대표작이 됐다. 수많은 연구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에 상용화에 실패하거나 개발 과정 중 이름도 듣지 못한 채 사라진 강종도 있다.

김종혁 기자
김종혁 기자

차강판 사례를 소개한 이유는 MBC PD수첩이 최근 방송해 논란이 되고 있는 리튬사업도 같은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리튬사업은 당초 MB정권과 결탁되면서 각 종 의혹 제기와 함께 실패한 사업이란 인식으로 얼룩져 있다.

하지만 포스코 독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과 엮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리튬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2월 27일 호주 리튬광산 업체인 필바라 지분 4.75% 인수했다. 이어 3월 8일에는 포스코와 삼성SDI 컨소시엄이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이 실시한 리튬프로젝트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칠레 현지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리튬기업 인수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1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박병원, 신재철, 이명우, 김주현, 김신배, 정문기, 장승화 등 7명의 사외이사들의 찬성 의견도 수렴했다.

권 회장이 직접 손을 댄 초기의 리튬추출 사업이 모두 실패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른다. 내부 부정적 평가를 뒤로 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점, 추진 과정에서 부정 세력과의 결탁 혹은 특정 개인의 사리사욕이 개입됐다면 사실 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한 리튬사업의 발목을 잡을 만한 사안과는 거리가 멀다.

사업은 사업 자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리튬 사업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포스코가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건 차세대 성장동력과도 직결된다. 철강이 언제까지 산업의 핵심소재로 쓰일지, 언제까지 포스코를 지탱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절박함이 배경이다.

‘리튬사업=권오준’이라는 등식과 의혹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제철도 차세대 경량소재인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권 회장은 리튬과 더불어 니켈 마그네슘 티타늄도 차세대 동력으로 삼았다. 자동차 등 철강 소재를 주로 쓰는 핵심 산업의 변화에 발맞춘 선제적인 행보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불과 1, 2년 내에 막대한 수익을 거둬야 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집중력을 요한다. 단기간 내 ‘대박’을 낼 수 있는 사업도 최소한 제조업에서는 전무하다.

연구원 출신의 권 회장은 전임 회장들과는 체질상 성격이 다르다. 이구택 전 회장은 수출통의 해외 비즈니스 관록이 깊고, 정준양 전 회장은 현장통으로 정평이 났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권 회장은 강종 개발에 유독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포스코 수익성은 매우 견고해졌다.

올해로 50돌을 맞은 포스코,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의 활동을 응원해 주는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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