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해 중국과의 사상 최대 무역적자 3750억달러(약 400조6870억원)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트럼프도 사용하고 있는 애플 아이폰을 살펴보면 헤드라인을 차지하는 무역 금액이 어떻게 왜곡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의 제조와 유통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 제품의 수입에 기인하는 불균형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중국에서 조립되어 전 세계로 운송됨으로써 중국이 큰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중 많은 부분은 글로벌 부품 공급 업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
해외 시장 분석 회사인 IHS마킷(IHS Markit)에 따르면 아이폰X(iPhone X) 모델의 장치를 구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총 370.25달러(약 40만원)로 추정된다. 그중 110달러(약 11만7500원)는 스크린 공급을 위해 삼성전자에 전달되며 또 다른 44.45달러(약 4만7500원)는 일본의 도시바와 한국의 SK하이닉스에 대한 메모리 칩 비용으로 지불된다.
또 타이완, 미국, 유럽의 다른 업체들에도 지분만큼 비용이 들어간다. 실제 폭스콘(Foxconn) 같은 중국에서 계약을 맺은 제조사들의 제조비용은 약 3~6%에 불과하다.
"아이폰이 대중 무역 적자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느냐"며 반문할 수 도 있지만, 실제 수출 데이터에서 아이폰이 미치는 영향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와 IHS마킷의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미국에 610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했으며 특히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를 만들기 위해 대당 평균 258달러(약 27만5550원)를 지출했다.
대략 추정해 보더라도 아이폰7 시리즈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 적자 계산에 157억달러(약 16조7860억원)를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약 4.4%에 해당되는 수치로, 특히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700억달러(약 74조8160억원) 규모의 핸드셋 및 가전제품 중에서는 무려 22%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 연구소의 경제 분석가 존 우(John Wu)는 "아이폰으로 인한 대부분의 가치는 부품 업체의 수익일 뿐, 궁극적인 조립 업체인 중국은 노동의 대가만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Oxford Economics) 아시아 지역 경제 연구 책임자인 루이스 쿠지스(Louis Kuijs)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마찰로 인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부가가치 측면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지난해 2390억달러(약 255조5600억원) 정도로 실제 공표된 수치보다 36% 정도 낮다"고 지적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