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식품칼럼] 청년들에 대한 지원 이대로 좋은가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18-03-21 10:36

노봉수 서울여대 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교수
정부가 나서서 청년실업을 위해 돈을 풀고 야단이 났다. 그러나 돈을 풀어서 해결될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한마디로 정답이 없는 문제를 가장 손쉬운 가능성으로 접근해 보려는 것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기업주가 30대 미만인 기업의 5년 생존율은 16.2%로, 전체 기업 생존율 27.5%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 1년 생존율을 보면 53.4%로, 절반 정도는 한 해도 못 넘기고 문을 닫고 만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두 가지만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우선은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대학이 창의적인 인재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만을 풀어왔고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현재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한 올바른 전략을 세우기가 난감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킨다고 야단법석을 떠들지만 가장 필요한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학 내에서의 가르침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 두 학기 강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기업과 함께 또는 교수와 함께 고민하는 프로그램에 많은 투자가 대학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대학의 현실은 10년째 등록금 동결과 대학 내 수입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차단되어 조만간 쓰러지기 직전이다.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유지하려해도 강의시간의 확대와 각종 행정업무 속에 지쳐버려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려운 환경으로 몰아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사회에 나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겠는가!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을 해 나가야 하는데 한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는 기업을 유지할 수 없지 않은가.

두 번째로는 집념이 부족한 친구들에게 무턱대고 지원을 해 준들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격이 되고 만다. 지금부터 20년 전 우루과이라운드로 농촌이 다 죽게 되었다고 하여 농촌에 식품가공 공장들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펼친 적이 있다. 5년 뒤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농협가공 공장 자문을 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했다. 이 사업에 4년간 참여하면서 놀란 것은 대부분의 공장들이 왜 자신들의 제품이 경쟁력이 떨어지는지, 또 어떻게 판매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장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농민들이 필요해서 지원 자금을 요구하였다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퍼 주었기 때문에 그 사업을 해야 할 절심함이 없었고 또 성공을 시키고 말겠다는 집념이 부족했던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칭다오를 방문하여 조정래의 ‘정글 만리’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들이 오늘날 나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외국 땅에 와서 사업을 하며 실패하면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할 만큼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우리 청년들은 이런 집념의 자세와 창의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그렇지 않은 청년들도 있겠지만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청년들이 아니라 모든 청년들에게 퍼주기식 지원금을 남발한다는 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이다. 미국이나 EU의 대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자기 인생의 미래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시작을 한다. 그들이 돈이 필요하더라도, 기업설립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부모는 결코 지원해 주지 않는다. 자녀들 또한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자립심이 스스로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교육적인 가르침이 숨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리 청년들에게 우리는 지금 어떤 가르침을 행하고 있는지 물어 보아야 한다. ‘창의적인 마인드와 집념을 가지고 와라. 그리고 그것을 입증해 보라. 그러면 국가가 너에게 지원해 줄 것이다.’라고 조금만 지원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사진없는 기자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파격 변신한 8세대 BMW 5시리즈...520i M sport package, "엔트리 같지 않다"
모든 걸 다 가진 차 왜건..."볼보 V90 CC, 너 하나로 만족한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