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악재를 벗어난 원동력은 무엇보다 월남전쟁이었다. 피의 대가로, 건설•운송•용역기업까지 진출하면서 엄청난 부(富)가 축적되었고 1970년대 중동진출의 계기가 되었다. 1964년 당시 외환보유고가 1억2000만달러, 총 수출액 9700만달러, 국민1인당 GNP가 100달러였는데 전쟁대가로 유입된 돈이 무려 67억2900만 달러였다. 이 돈은 경부고속도로(428㎞) 건설비용(428억원)을 당시 환율(1달러당 290원)로 계산하면 고속도로를 45개나 만들었다. 또한 1965년 일본이 식민지보상으로 총 8억달러(무상 3억달러, 재정차관 2억달러, 상업차관 3억달러)를 여러 해에 걸쳐 유•무상으로 받은 것에 비하면, 엄청난 돈이었다.
‘무역의 날’은 수출 1억달러를 최초 달성한 1964년 11월 30일에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1977년 12월 22일로, 수출 1조달러를 달성한 2011년 12월 5일로 변경했다. 한국은 일본•중국•미국 등의 비중이 높아, 보호무역주의•외교문제에 영향을 많이 받고 상품구조상 경제•경기변동에 민감하다. 작금에는 ‘수출 1억불’ 이상 수상기업과 수출대상 국가도 감소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과거 주력품목을 뛰어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여 수출전선을 확대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환경이다. 다행인 것은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아지고 화장품•의약품 등 새로운 유망품목이 부상한 것이다.
무역협회가 2011년 실시한 국민인식조사에 의하면, ‘무역 1조달러 시대’에 가장 기여한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건희•정주영 회장 순으로 꼽았다. 또한 우리 무역의 지속성장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야 할 정책분야는 수출중소기업 발굴•육성, 서비스 등 새로운 수출분야 육성과 수출상품 품질•이미지 개선 등이 지적됐다. 현재 수출 효자상품은 3공화국에서 개발하여 세부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멀티칩패키지(MCP)로 진화된 반도체가 증명이 된다. 그러나 철강•정유•석유화학과 스마트폰 등은 어렵게 유지되고 있지만, 조선•자동차 등은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은 식민지와 외환위기를 경험했지만, 무역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삼성(반도체)•현대(자동차) 등에 집중되면서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 수출이 강화되고 일자리창출과 기업혁신활동을 지원하여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경제허리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여야 한다. 우선 품질•기술•사후관리(A/S)뿐만 아니라, 인프라구축이 필요하다. 정부는 수출 강소기업들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수출이 초기인 기업은 해외시장정보에 우선 치중하고, 수출업력이 높은 기업에게는 신제품개발•자금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임실근 객원 논설위원(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