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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운영 미숙'에 혹한 속 방문객들만 ‘골탕'

- 자원봉사자, 셔틀버스 환승체계·주변 시설 안내 '모르쇠' 일관
- 무조건 '차부터 빼라'...'잘 모르겠다' 관람객 안내는 뒷전

평창특별취재팀=라영철 기자

기사입력 : 2018-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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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릉 올림픽 파크 앞 주차장

기자: 여기 못 들어가요? 그럼 주차 어디에 할 수 있어요?
자원봉사자: 네.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어요. 잘 몰라요 저는. 여기 통제만 해서...우선 차 빼주세요. 자세한 건 저기 경찰관한테 물어보세요.

#2.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진입로

경찰: 여기 일반 차량은 못 들어가요. 차 두고 걸어서 들어가셔야 해요.
기자: 그럼 주차 어디에 해요? 걸으면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까지 얼마나 걸려요?
경찰: 저도 잘 몰라요. 근무 교대한 지 얼마 안 돼서...환승주차장에서 셔틀버스 타고 오시는 게 나아요.
기자: 그럼 제일 가까운 환승주차장이 어디에요? 버스 타면 어디까지 가요?
경찰: 어… 잠시만요. 제가 한 번 물어볼게요... (잠시 후) 잘 모르겠어요.

이처럼 대회 개막 초반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감동과 영광의 순간은 쏟아지는 반면,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정작 대회는 ‘운영 미숙’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위 대화 내용은 지난 12일 강릉 올림픽 파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난 상황이다.

추위 속 혼잡한 도로 곳곳에는 자원봉사자들과 경찰들이 있었지만, 경기장을 찾느라 차를 타고 주위를 뱅뱅 도는 방문객과 걸어 다니며 물어보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강릉 올림픽 파크 주변을 걸어가는 자원봉사자들 / 사진=특별취재팀이미지 확대보기
강릉 올림픽 파크 주변을 걸어가는 자원봉사자들 / 사진=특별취재팀

이날 기자는 취재차가 아닌 일반차량을 타고 비표가 적힌 카드를 보이지 않고 일반 방문객 입장에서 경기장을 찾았다.

통제로 인해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일단 한산했으나, 올림픽 파크 인근 도로는 상황이 달랐다. 셔틀버스 승강장에 서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셔틀버스 진입로 확보를 위해 차량 진입을 막았다.

골목마다 배치된 경찰도 진입 차량 통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동네 주민 차량만 검문 뒤 통과시켰다.

인근에는 유료 주차장도 없었고, 환승을 위한 임시 주차장도 보이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잠시 차를 세울 공간과 시간조차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길을 잃고 차량 비상등을 켠 채 도로변에 차를 멈추자, 이내 자원봉사자가 달려와 연신 “차 빼주세요!”를 외치며 이동 주차를 요구했다.

창문을 열고 “여기 주차장 어디 있어요?”라고 묻자 “저도 몰라요. 일단 차부터 빼주세요”라며 다그쳤다.

강릉 아이스파크 주변에서 1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경찰 근무자들을 만났지만, 누구도 주변에 주차 가능한 곳을 알거나 안내해 주는 이는 없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려 해도 안내는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동행 기자에게 차량을 맡기고 아이스하키 경기장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경기장 진입로에 서 있는 경찰 근무자에게 ‘셔틀버스를 타면 얼마나 걸리느냐?’, ‘셔틀버스는 계속 운행하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잘 모르겠다”였다.

10분가량을 걷자 컬링 경기장이 보였다.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고 내부를 오가는 사람 대부분은 자원봉사자와 경찰이었다. 10분여를 더 걸어 도착한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과 아이스하키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장을 진입하는 내내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은 통제안내 표지판이었다. 표지판이 있는 곳에는 으레 자원봉사자나 경찰이 길을 막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아무도 정확히 경기장 내부로 가는 길을 아는 이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하키센터 매표소 근처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차량 통제 안내 표지판 / 사진=특별취재팀이미지 확대보기
차량 통제 안내 표지판 / 사진=특별취재팀

2~3명의 외국인이 영어로 자원봉사자에게 어떻게 다른 경기장으로 갈 수 있는지를 묻자 자원봉사자들은 당황하며 서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들이 단어 몇 마디와 손짓으로 열심히 안내했지만, 외국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외국인들은 인근 매표소 직원에게 정확한 설명을 듣고서야 “땡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장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한 60대 남성 주민으로부터 도로 통제에 따른 불만을 듣게 됐다. 주민은 “우리 지역에서 큰 행사를 치르기 때문에 웬 만하면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주차 공간이 없다 보니 차들이 집 앞이나 가게 앞에 주차돼 불편이 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도 비슷한 내용의 불만을 쏟아냈다. “쥐를 내쫓아도 빠져나갈 곳은 있어야 하듯이 주차공간도 안 만들어놓고 통제만 하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지...자원봉사자와 경찰만 잔뜩 배치해 놓으면 뭐 하냐”며 지적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경찰 근무자들을 동원해 교통 혼잡을 막고 관람객 안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날 만난 대부분의 자원봉사자와 경찰 근무자들은 국제행사에 따른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일부 자원봉사자는 "우리 임무밖에 모르기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되고, 체계도 잘 안 돼 있는 것 같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도 방문객들로부터 욕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기념 인증 사진을 찍거나 지급되는 기념품만을 챙기는 등 대회 운영을 도와야 할 본업은 뒷전으로 미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직위 제공

특히 식중독균 일종인 노로바이러스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가로막는 최대 복병으로 떠올라. 노로바이러스 경계도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보건 당국의 노력에도 아직 노로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3일 질병본부에 발표에 따르면 호렙오대산청소년 수련원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감염 원인은 단체급식과 조리용 물을 통한 오염 가능성으로 밝혀졌다.

해당 수련원에서는 1천여 명의 이용자 가운데 94명이 노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대회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국제 대회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조직위가 ‘자원봉사자 등에 대한 매뉴얼 교육과 통제 관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라는 지적이다.

이에 조직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환승주차장 등 주변 시설을 안내토록 하고 있으나, 일부 안내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충분한 안내가 이뤄지도록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평창특별취재팀=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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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특별취재팀=라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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