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사고는 9일(이하 현지 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서 발생했다. 고객이 맡긴 아이폰을 작업자가 수리하기 위해 배터리를 제거하던 중 순간 과열 상태에 빠졌던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작업자가 즉시 배터리에 규산질 모래를 뿌려 화재와 폭발은 모면했지만, 한때 스토어에 연기가 퍼지면서 50명 정도의 고객과 직원이 가게 밖으로 대피했다. 사고로 작업자가 손에 화상을 입었고, 7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017년 연말에 드러난 아이폰의 성능 저하에 관련된 대응으로 애플 측은 최근 배터리 교체 비용 할인을 단행했다. 바로 이 점을 들어, 미국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 인사이더(Apple Insider)는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반입된 아이폰에 의한 사고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성능이 저하된 배터리를 교체할 때 크든 작든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면, 앞으로 전국 각지의 애플 스토어에서 ‘소화 소동’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배터리의 열화 사건에 맞춰 애플이 신제품의 교체를 촉구하기 위한 '계획적 진부화'의 일환으로 은밀히 아이폰의 성능을 떨어뜨린 데 대해 소비자 단체가 지적하고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물론 애플은 성능 저하는 인정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종료를 막기 위한 대응"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계획적 진부화'는 범죄행위와 같다며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다. 결국 애플은 시련으로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