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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빛의 전이가 낳을 희망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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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
최근 포이동 M극장에서 '색다름이 공존하는 자유로운 무대'라는 슬로건을 내건 김운미 쿰댄스컴퍼니(예출총감독 김운미 한양대 무용과 교수, 대표 이영림)의 제19회 '묵간' 둘째 날, 자신들의 이야기 상자를 조심스럽게 연 30대를 살아가는 여성안무가들의 작품 중 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은 오늘 밤의 찬란함을 복사 받아 내일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삶의 순환'을 그린 작품이다. 현실은 고달프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모두의 미덕임을 강조한다.

『야경』은 내 안에 이는 갈등・전투・고통을 풀어내는 과정을 담아낸다. '언제던가 깊은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던 빛, 야경이 유독 눈부시게 다가오던 날이 있었다. 찬란한 광휘(光輝)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고, 밝은 내일을 다짐한 날이었다.' 연극배우(송영광)와의 2인무는 인간의 굴레를 깨달음・각오・의지로 엮어 작품을 전개시킨다. 안무가에게 '야경'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오늘을 풀어내는 의식, 내일을 살아갈 소시민들의 희망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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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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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

장(場)이 열리면 거대한 매듭이 줄기와 뿌리, 잎사귀가 되어 우뚝 선 나무에 붙어있는 형상의 의상을 걸친 여인(이영림)이 무사처럼 서있다. 안무가는 자신의 처지와 닮아있는 상황을 운명의 '때'인 매듭으로 설정하고 관계(가족, 친지, 춤 등)라는 단어를 짐(부담)의 상징어로 사용한다. 천의 특징을 살린 소창과 광목을 남・녀의 기본베이스로 삼았고, 여인 의상에서 빨간 색은 삶의 의지, 생명(피)을 상징한다. 매듭이 많은 옷은 내적 갈등과 고통, 삶의 무게, 풀고 맺는 응어리의 상징이며, '자신을 풀어내는 과정'의 매개체이다, 상징은 삶의 순환을 보여 준다.

유럽풍의 가곡이 들려오고 가벼운 종소리는 일상을 훑어간다. 사내는 여인의 주변을 돌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지속적으로 읊조리며, 희망을 가지라는 최면적 대사를 무수히 토해 놓는다. 철갑같은 매듭 옷이 벗겨진다. 샤만의 제의(祭儀)같은 주술성이 전통에 살포시 내려앉고, 대사・춤・음악이 어울리면서 고통을 덜어내고 영혼성을 강조하는 춤이 추어진다. 부드러운 선율은 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연대(緣帶)의 소중함이 묘사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고'들을 맺고 푼다. 고를 풀면서 어두컴컴한 밤의 찬란한 불빛으로부터 위로받아 내일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속에서 남・녀의 애틋함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내 속에 비춰진 나', '나의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나', 거기서 오는 스스로의 애틋함을 나타낸다. 『야경』에서 우리는 제3의 자아이다. 이 둘은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인물이다. 어제와 지금의 고풀이는 오늘과 내일의 환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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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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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림 안무의 『야경(夜景)』

사내의 목소리는 여인의 내면(마음)에 진동을 일으키고,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지만, 여인은 그 다름에서 '야경'같은 위로와 에너지를 얻어간다. 찬란한 불빛이 이는 풍경이 짙은 어둠을 다독이듯, '고'를 푸는 순간(공연을 하는 순간)은 여인의 가슴에 환한 야경이 드리운다. 안무가에게 '야경'은 '고'를 풀어내는 순간이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진지하게 고풀이에 몰두하다보면 세상의 '때'는 벗겨지고, 목화송이처럼 은은한 미소가 피어나기 마련이다.

『야경』의 강한 인상은 의상에서 시작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구성으로 윤심덕의 '사의 찬미'의 음울함이 『야경』의 전체 분위기를 감싼다. 시종(始終)의 소프라노의 노래는 쓸쓸하면서도 뜨거운 울림이 있다. 갈등과 충돌의 중간과 마지막 장의 고풀이 음악은 '어둠이 내게로 인다. 살아야 한다.'를 염두에 둔 음악이다. 안무가는 바람 타는 갈대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투 같은 일상에서 늘 빛을 지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야경』, 안무가의 창의적 작품 전개와 진정성이 돋보이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없는 기자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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