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중국산 양산형 웹게임, 이 정도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게임의 ‘재미’는 사라지고 ‘과금 강요’만 남아버렸다.
레벨은 양산형답게 빠르게 성장한다. 자동사냥 기능이 너무 충실한 탓에 이용자는 거의 게임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 때가 되면 시스템이 알려주는 데로 화면을 클릭하면 사냥부터 퀘스트 아이템 획득, 강화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UI(유저인터페이스)는 번잡하다. 좁은 화면에 갖가지 정보를 꾸겨 넣은 듯한 인상이다. ‘레벨보상’, ‘일일퀘스트’, ‘퀘스트’ 등 팝업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떠서 게임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
장비와 사냥 콘텐츠에서는 ‘디아블로3’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장비창의 모습과 착용 가능 장비의 종류는 디아블로3와 굉장히 흡사하다. 정예 몬스터를 사냥해 아이템을 획득하는 구조도 디아블로의 그것과 닮아 있다. 하지만 뮤 템페스트에서 디아블로3의 액션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타격감은 부실하며 사운드는 벙벙하다. 웹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정도가 심한 편이다.
1 대 1로 보스를 사냥할 수 있는 ‘인스턴트 던전’ 형식의 ‘개인 보스’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과금을 강요한다. 첫 번째 보스는 대놓고 “첫 결제 아이템만 자신을 위협할 수 있다”며 유혹한다. 두 번째 보스의 과금 강요는 더 악랄하다. 체력을 과도하게 설정해 놓은 탓에 10분이 넘는 사냥시간을 자랑한다. 물론 보스 공략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재미가 떨어진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보스의 공격패턴은 단조로우며 공격력은 약해 유저는 그저 멍하니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게 될 뿐이다. 결국 사냥을 위해선 과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형 양산형 게임의 상징과 같은 ‘VIP 시스템’ 역시 탑재돼 있다. 게임 상단의 게임 메뉴창 상당수는 현금 지불형 아이템 구매를 위한 버튼이다. 재미가 아니라 과금을 위해 존재하는 게임이란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과거 웹젠은 뮤 온라인의 성공으로 국내 대표 게임사의 위치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썬 온라인’, ‘헉슬리’ 등 잇단 신작 게임의 실패로 최근 웹젠의 위상은 크게 하락했다. 지난 5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아제라: 아이언하트’는 서버 불안정과 콘텐츠 부족으로 출시 반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결국 올해 웹젠의 3분기 실적은 영업수익 3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32.8%,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71.7% 줄었다. 대형 게임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과거 웹젠의 영광은 찾기 힘들다.
웹젠은 2018년 농사도 뮤에 올인했다. 모바일 MMORPG ‘기적MU:각성’을 텐센트를 통해 내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며 HTML5 규격의 뮤 게임들로 수익 다각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서의 뮤 IP 게임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 7일 중국에서 출시한 뮤 IP기반 모바일게임 ‘기적(MU): 최강자’는 iOS 매출 순위 3위에 올랐다. 기적 MU: 각성도 사전예약자 800만명을 넘어섰다. 뮤 템페스트 역시 작년 ‘기적:중생’이란 이름으로 중국에 출시된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의 뮤 IP에 대한 호감도는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용자들이 크게 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중국형 양산형 게임 시스템과 과금 강요 콘텐츠들을 탑재한 뮤 IP게임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력에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게임에 실망한 나머지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선 ‘이제 웹젠의 게임은 거르겠다’는 유저들의 댓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웹젠의 뮤 IP 활용 전략이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한 나머지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