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닫기

[르포] 닌텐도스위치 한국 상륙, ‘겜덕’의 성지 한우리를 가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기사입력 : 2017-12-01 15:33

공유 20
center
닌텐도스위치 한국 정식 발매일인 12월 1일. 국제전자센터를 방문해 닌텐도 스위치 구매를 시도해봤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지하철을 타고 남부터미널 역으로 가는 내내 마음이 두근두근 했다. 12월 1일, 바야흐로 ‘닌텐도 스위치’의 한국 정식 발매일이다.

한국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닌텐도 스위치였다. 기다리다 못해 일본에서 들여오는 사람도 적지 않았으니 오늘은 콘솔 게임 마니아들의 축제라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를 판매점은 온‧오프라인은 무수하다. 하지만 ‘콘솔게임덕후’라면 아는 그 곳, 국제전자센터(국전)에서 구매하기로 맘을 먹었다. 콘솔게임의 성지 ‘한우리’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center
남부터미널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국전이 나온다.

한우리는 정품 취급, 호객행위 없음, 시장 최저가의 삼박자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2년 플레이스테이션2가 국내 정식 발표되면서 한우리는 급성장했다. 일부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의 호객행위, 바가지에 신물이 난 게이머들은 한우리 소문을 듣고 하나 둘 몰려들었다. 믿고 싸게 살수 있는 상점, 상인에게 이만한 명성이 있겠는가.

center
'한우리'를 찾으려면 9층에 도착해서 반대편을 바라보면 된다.

남부터미널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이번에는 꼭 사리라 맘을 먹었다. 이동 중 간단하게, 집에서는 TV로 열정적으로, 분리해서 다른이와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닌텐도 스위치의 특징이다. 이동이 많은 직업 특성상 든든한 동료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한우리에 당도하려면 9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야 한다. 1층부터 8층은 각종 전자기기와 이동통신 대리점이 위치해 있었다. 요즘 국전은 8층까지는 한산하다. 9층만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산다. 각종 콘솔게임과 프라모델 등 게임 마니아들이 눈독들일 만한 상점들이 여기 모여 있다.

center
바로 여기가 콘솔게임 '덕후'의 성지 한우리. 천천히, 싸게,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우리에 대한 콘솔 게이머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오후 2시, 애매한 시간대임에도 한우리는 가득 차 있었다. 10여명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손님들을 응대했다. 역시나 오늘의 주인공은 닌텐도 스위치였다. 손님들은 능수능란하게 기기와 콘솔게임을 주어 담았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이 대다수였다.

한우리 닌텐도 스위치 기기가격은 35만5000원으로 정식판매가 36만원보다 5000원 저렴하다. ‘피파18’, ‘마계전기 디스가이아5’, ‘원더보이: 드래곤즈 트랩’,‘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등 현재 국내 정식발매 된 게임 타이틀을 모두 구매할 수 있다.

center
닌텐도 스위치 네온모델(위)와 그레이 모델. 네온 모델이 더 잘나간다는 설명이다.

타이틀을 바리바리 담은 30대의 한 남성 손님이 결제 직전에 움찔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계좌이체 하시는거죠?” 점원이 묻자 “아뇨, 집에 허락을 받아야 해서.” 남자가 기대감과 초조함이 반씩 섞인 표정으로 답한다. “유부남은 다 똑같죠.” 점원이 다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기값은 35만5000원이지만 타이틀에 각종 악세서리까지 구매하면 50만원에 육박한다. 기기를 보호할 케이스는 7000원대에서 2만원까지, 기기 화면을 지켜줄 필름은 7000원부터 15000원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다 하면 얼만가요.” 기자의 조심스런 질문에 “타이틀 몇 개 사냐에 따라 다르죠. 타이틀 가격도 다 달라요. 천천히 골라보세요.”

center
생각보다 많은 게임 타이틀이 발매됐다. 이정도면 한국에서도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정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한글화되기 전까지는 '슈퍼마리오 오딧세이'가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야 검증된 명작이니 하나 넣고, 추억을 되살려줄 ‘원더보이’도 빠드리면 섭하고, 친구랑 같이하려면 ‘NBK’나 피파도 하나 쯤은 있어야 한다. 타이틀 개당 가격은 4만원부터 6만원 사이다. 욕심은 많은데 잔고가 따라주질 않는다. 매장 곳곳에서 타이틀을 쌓아놓고 저울을 달 듯 집었다 놓았다 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닌텐도 스위치는 그레이와 네온 두 종이다. 그레이는 어디서는 어울리는 무난함이 장점이라면 네온은 톡톡 튀는 개성을 자랑할 수 있다. 점원은 네온 모델이 더 잘 나간단다. 잘 팔리는 타이틀은 단연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center
피규어, 프라모델 팬이라면 눈이 돌아가는 콜렉션도 국전의 볼거리다. 가격표를 보면 다른 의미로 눈이 돌아간다.

1시간 정도 구매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썩었다. 손님들이 매장을 떠나기가 무섭게 다른 손님이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한우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아무리 한우리가 판매를 강권하지 않는다지만 이정도 ‘선택 장애’는 민폐란 생각이 들어 매장을 벗어났다. 집세에 적금에, 겨울이니까 난방비도 만만찮다. 아무리 계산해도 가계부에 스위치가 들어갈만한 공간이 없다. 결심은 단단했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두터웠다.

마침 닌텐도스위치를 사고 내려오던 20대 청년이 있어 구입 소감을 물어봤다. 그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즐거움을 생각하면 충분히 쓸만하다”며 “퇴근까지 기다리기가 힘들어 오늘은 반차를 내고 왔다”고 한다. 스위치 정식발매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돈을 차곡차곡 모아놨단다. 스위치 그레이 모델을 든 그의 얼굴에는 연말다운 여유로움이 있었다.

어디선가 50만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을까. 국전문을 열어젖히며 문득 하늘을 올려다 봤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신진섭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많이 본 IT 뉴스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