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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장악 짐바브웨, 통화시스템 붕괴에 난제 산적... 자국통화 몰락에 비트코인 폭등

최고위층 실책으로 서민수준 기업가 정신 사라져

김길수 기자

기사입력 : 2017-11-17 07:47

서방을 조롱하던 무가베 대통령이지만, 그를 제거한다고 이러한 문제들이 한 번에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 자료=ZBC이미지 확대보기
서방을 조롱하던 무가베 대통령이지만, 그를 제거한다고 이러한 문제들이 한 번에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 자료=ZBC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남아프리카 짐바브웨가 37년간 지속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변혁의 기회를 맞이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극적인 변화 속에서 국가와 국민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리 갑작스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짐바브웨 군은 15일(현지 시간) 국영방송사인 ZBC 방송사를 점거한 이후 공항과 관공서, 의회 및 기타 핵심 사이트를 차례로 확보하고, 세계 최장, 최고령 통치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가택연금 함으로써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권력을 장악했다.

이번 사태는 93세의 무가베 대통령이 52세의 부인 그레이스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1주일 전 후계자로 주목되었던 음난가그와 제1부통령을 해임하고 지지자들이 집권 여당을 장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무가베 정권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이 형성됐으며, 군부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남아프리카 기반 분석가인 피어스 피구(Piers Pigou)는 쿠데타 이후 무가베 정권의 '게임오버'를 발표했다. 그리고 "착륙이 얼마나 부드러운지에 대한 문제일 뿐"이라며, "군대는 여전히 합법성과 입헌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또한 쿠데타로 규정하지 않고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는 상태다.

이러한 그동안 짐바브웨를 부패하게 한 주역이 사라지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좀먹던 심각한 경제 문제가 곧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짐바브웨의 민주화를 향한 긴 여정의 시작일 뿐, 오히려 혼란의 정도가 지나치면 정국은 더욱 표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게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짐바브웨는 자원과 서민 수준의 기업가 정신이 풍부한 국가로 비쳐졌지만, 실상은 최고위층의 실책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왔다. 공공 부문에 국가 세입의 90%가 쏟아지고, 부패가 만연하면서 통화 시스템은 파탄하는 등 곳곳에 문제가 산적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주가가 급등한 것은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라기보다, 자국 통화의 몰락에 따른 자산 도피처를 요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같은 이유로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밝혀졌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현지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내년 총선을 위해 지금까지 75개의 정당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짐바브웨 경제의 장기 목표는 유출된 인적 자원과 금융 자본의 회복, 그리고 새로운 투자를 되찾는 것인데, 이처럼 무분별한 정당 출현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금의 짐바브웨로서는 여러 정당에 의한 서방 스타일의 민주주의보다는 안정과 예견 가능한 부끄럼 없는 정부가 힘 있게 들어서는 것만으로 족하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사실에 대해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사례를 통해 분명히 알고 있다.

이번 군부에 의한 권력 장악은 아마도 여당 전복보다는 여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견해가 적당할 것이다. 따라서 서방을 조롱하던 무가베 대통령이지만, 그를 제거한다고 이러한 문제들이 한 번에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 정부와 1980년 이후 권력을 쥐고 있는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도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군 행동을 이끈 짐바브웨 군 수장인 콘스탄티노 치웽가 사령관은 최근 무가베 정권이 행한 일련의 숙청을 비난했지만, 무가베 대통령의 '혁명' 노선만큼은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 다만 무가베의 숙청에 음난가그와 제1부통령의 해임이 포함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쿠데타를 통해 틀림없음이 증명됐을 뿐이다.

그리고 차기 정권의 대세로 알려진 음난가그와 부통령은 이전에 치안 담당 장관을 거치면서 무가베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은 동일한 시스템에서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를 다르게 설명하면, 37년간 권좌에 있던 무가베 대통령이 아주 조금만 그럴듯한 인재로 대체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짐바브웨 가장 유력한 실력자로 부상한 음난가그와(Emmerson Mnangagwa). 자료=ZBC이미지 확대보기
짐바브웨 가장 유력한 실력자로 부상한 음난가그와(Emmerson Mnangagwa). 자료=ZBC


물론 음난가그와는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채무 변제 합의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장기적인 경제 회복에는 비즈니스의 신뢰 회복이 전제된다"는 겸손하지만 중요한 인식이며, 음난가그와 부통령은 이를 해결할 인재일지도 모른다. 또한 수도 하라레의 정세가 안정된 방향으로 향하기 위해 이러한 사실이 낙관론의 근거가 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 변화를 원하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그리 갑작스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짐바브웨의 모든 국민이 수긍할 정도의 안정된 정권은 인내심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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