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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노벨상 수상 리처드 세일러의 ‘승자의 저주’로 본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우건설 인수 위해 무리한 풋백옵션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으로 내몰아… 산업은행 또 대우건설 매각 추진

김대성 기자

기사입력 : 2017-10-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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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건물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행동경제학의 대표적인 학자인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승자의 저주’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세일러는 ‘넛지’ 이론을 발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고 노벨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지만 이미 1992년 ‘승자의 저주’를 발간하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승자의 저주’는 행동경제학이 경제 현상의 미시적 부분에 들어가서 바라본 이상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승자의 저주’는 승자가 내리는 저주가 아니라 승자에게 내려진 저주를 말한다. 세일러는 입찰가격을 터무니 없이 높게 써내고 당첨됐지만 경쟁적으로 높게 써낸 가격 때문에 적자가 발생해서 실제로는 손해가 되는 경우를 상정했다.

승자의 저주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뼈저린 승자의 저주를 겪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M&A(인수합병)에 뛰어들면서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투자를 결행했다.
당시 대우건설 주식이 1주당 1만4000원 수준이었으나 박 회장은 90%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인 2만6200원에 매입키로 한 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몸값이 6조원 상당으로 뛰어 오르면서 자체 조달 2조9000억원으로는 인수가 어렵게 되자 나머지 3조5000억원은 재무적투자자(F1)에 의존하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적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받는 조건으로 풋백옵션을 내걸게 되는데 2009년 12월 15일을 만기로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3만4000원에 되사주기로 했다.

이른바 풋백옵션 조항으로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재무적투자자로부터 분리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규정된 형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곧바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세계경제가 곤두박질 쳤고 대우건설 주가는 2009년 3월 1만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금호아시아니그룹은 채권단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2만4000원이 넘는 차액으로 되사주려면 5조~6조원 상당의 돈이 필요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현 KDB생명) 매각 등을 통해 위기를 넘기려 했으나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없었고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운명을 맞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리처드 세일러가 지적한 ‘승자의 저주’가 아직도 진행중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던 대한통운은 2011년 CJ그룹으로 넘어갔고 대우건설은 또다시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매각에 나선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도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을 추진하려다 접은 상태다.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달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아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KDB밸류제6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이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로,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가 공동 매각주관사로 참여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12월 본 입찰을 거쳐 내년 초까지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7200원을 오르내리고 있고 시가총액은 약 3조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시가총액의 절반인 1조5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해 1조8000억~2조원 수준에서 매각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승자의 저주를 당했고 그 여파로 그룹이 쇄락한 점을 고려하면 대우건설 M&A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 바 있어 대우건설의 정상적인 회계 감사 후에도 예전의 신뢰성을 크게 상실했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펀드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어떻게든 대우건설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대우건설 인수 희망자가 몇몇 되지 않을 경우 자칫 대우건설이 헐값 매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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