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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품질관리 '메이드인 재팬' 신화 흔들... 고베제강 품질조작 파문 확산

모든 산업 전반 부패퇴치 위한 기업개혁 시급

김길수 기자

기사입력 : 2017-10-12 08:27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우량 기업도 연루된 고베제강 스캔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일본 제품의 품질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우량 기업도 연루된 고베제강 스캔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일본 제품의 품질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세계 최고의 품질과 신용을 자랑하던 일본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일본 3대 제강 업체인 고베제강이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 일부를 계약 제품 사양에 적합하게 꾸며 다년간 납품한 스캔들이 조사할수록 비리 규모와 피해 업체가 늘어나 일본 기업들의 품질 관리 프로세스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베제강 스캔들은 여전히 조사 중이어서 그 전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베제강은 직원 수십 명이 참여했을 뿐이라며 사건을 최대한 축소시키려 하지만 정부 기관과 함께 관련 기업들도 연관성과 비리 등에 대해 속속 조사에 착수함으로써 스캔들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고베제강의 조작된 데이터를 통해 출하된 알루미늄 구리 제품의 수화인은 일본 최초의 제트여객기 'MRJ'를 개발하고 있는 미쓰비시를 비롯해 약 200개 업체에 이르며 부정은 약 10년 전부터 철저히 계획되어 꾸준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노가미 코타로 관방장관은 11일(현지 시간) 기자 회견에서 고베제강의 알루미늄 등의 성능 데이터 변조에 대해 "공정 거래 기반을 뒤흔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우량 기업도 연루된 이번 스캔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일본 제품의 품질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품질 표시가 조작된 제품 안전성이 의심되어 발생한 사고나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베제강으로 인한 문제가 일본의 제조업과 산업 전반에 새로운 두통거리로 급부상, 지금까지 쌓았던 일본 기업의 신뢰가 예전과 같아질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앞서 일본 기업의 품질불량 스캔들은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의 리콜을 야기한 자동차 부품 업체 다카타의 에어백 문제였다. 다카타는 100억달러(약 11조3500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지난 6월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했다.
또 다른 강력한 스캔들은 이번 고베제강 스캔들과 연루되어 있는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난해 연비 부정 문제. 미쓰비시는 연비 부정이 발각돼 고난을 겪었으며 산하 닛산자동차는 무자격 직원이 완성차 검사에 참여한 게 적발되면서 대규모 리콜로 이어졌다.

다른 나라 기업들도 비슷한 문제가 가끔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국가를 대표하는 우량 기업들이 연계돼 이처럼 연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일본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도요타는 '가이젠(カイゼン, 개선)' 정신을 바탕으로 개선을 거듭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품질에 대한 높은 신뢰와 명성을 확립하는 주역이 되어 왔다. 그러나 다카타와 연계된 일련의 스캔들은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었으며, 한국과 중국 등 경쟁사엔 엄청난 희소식으로 작용했다.

일본 기업은 기업 지배 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하도록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일련의 비리를 기업 수익 구조에서 원인을 찾고 싶어하는 측면도 있다. 실제 경영난에 직면한 도시바태를 살펴보면 일부에서 이러한 수익 개선에 대한 압박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 사건을 확대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고베제강의 문제 또한 그동안 발견됐던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스캔들이라 할 수 있다. 약 10년 전부터 시작돼온 성능 조작에 대해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 발표 이후 그동안 안전사고가 없었던 것을 강조하면서 문제를 축소하려던 정황은 기업 윤리를 크게 손상시켰다.

좋은 기업 지배 구조는 단순히 경영진을 갈아치우는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부실을 허용하지 않고 문제가 묵인되고 커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문제가 커지면 간부가 책임을 지는 건전한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 일본의 모든 산업 전반에 부패 퇴치를 위한 새로운 기업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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