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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스승 - 석가·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③ 가정을 소홀히 하다.

기사입력 : 2017-09-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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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변호사·소설가)
인류의 스승들의 삶에 나타나는 세 번째 공통점은 가정을 소홀히 했다는 점입니다. 석가는 29살에 아내가 아들을 낳자마자 출가합니다. 6년 동안 진리를 찾아 헤매고 진리를 찾은 뒤에는 설법(說法)을 위해 온 세상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석가의 혈육들이 석가의 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석가가 가족들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공자는 1남1녀를 두었는데, 50세에 깨달음을 얻고 뜻을 펴기 위해 14년간 주유천하하며 떠돌아 다녔으니 가정을 돌볼 틈이 없었습니다. 명확한 기록은 없으나 공자가 부인과 화목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어떻습니까?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는 악처로 유명합니다. 크산티페가 악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가정을 등한시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이 돈을 받고 지식을 파는 것을 혐오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70세의 나이로 독약을 마실 때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 둘은 아직 어린 아이였습니다. 크산티페와 소크라테스의 나이 차이가 많았던 것입니다. 나이 많은 남편이 살림살이에는 도움을 주지 않고 광장에서 도(道)만 설파하니 악처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에게는 어머니 마리아와 4명의 형제들이 있었습니다. 예수가 전도하고 있을 때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아 왔다는 전갈이 전해집니다. 그러자 예수는 ‘누가 내 어머니이고 동생들이냐,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바로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고 말합니다. 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집이나 아내나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자는 현세에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다’고 설파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수의 가르침은 효사상이 강한 동양적 전통과 충돌하여 박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류의 스승들은 가정에 소홀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들의 공통점은 가족과 가족 아닌 사람들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족이라 하여 더 사랑하고 가족이 아니라고 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과의 차이점입니다. 우리들은 모든 일에 내 가족을 우선합니다.

제가 자식을 낳기 전에는 조카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자식이 생기고 조카들과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조카들이 그렇게 미울 수 없었습니다. 잘잘못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그런데 인류의 스승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혈육이든 아니든 똑같이 사랑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혈육이 아닌 사람들을 더 사랑한 듯 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이러한 경지로 나아갈 수 있었는지 또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예쁘고 참한 아가씨라도 내 마음에 사랑이 솟아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고,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내 마음에 사랑이 솟아나면 사랑하게 되는 법입니다.

사람 사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사랑하고 싶어도 내 마음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가식 내지 위선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우리 마음에 사랑이 펑펑 솟아나야 하는데 전혀 솟아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마음에 사랑이 펑펑 솟아나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요?

성경에는 ‘너희 사랑이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 점점 더 풍성해지길 기도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빌립보서 1장 9절). 지식과 총명에 의해 사랑이 풍성해진다면 공부 많이 한 석학들이 사랑이 풍성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 도대체 어떤 지식과 총명이 사랑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석가는 자비(慈悲)를, 공자는 인(仁)을, 예수는 사랑을 설파했습니다. 단순히 설파만 한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실천한 사람들입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세상 사람 모두를 긍휼히 여기고 사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정에 소홀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가정에 소홀하신가요. 그렇다면 당신도 인류의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강정민(변호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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