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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메타댄스 프로젝트 정기공연…대전 현대무용을 각인시킨 황지영, 이강석 안무의 역작 4편

글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 옥상훈

기사입력 : 2017-09-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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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안무의 '초식동물'
9월 7일(목), 8일(금) 오후 7시 30분, 9일(토) 2시・6시 대전서구문화원 아트홀에서 2017년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현대무용단 메타댄스프로젝트(MetaDanceProject, 예술감독 최성옥 충남대 교수, 회장 곽영은)의 정기공연이 있었다. 젊은 안무가 이강석, 황지영은 2017년 뉴댄스페스티벌 참가작 각 한 편과 신작 각 한 편 도합 네 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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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안무의 '초식동물'

대전 지역의 젊은 두 명의 현대무용가는 권력에 억압당하는 자들의 개안, 소시민들의 응집, 자기 결정권 고취,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등 고뇌의 흔적이 엿보이는 주제를 선택하였고, 메시지는 파장을 일으키고 파원의 진동수를 변하게 만들었다. 미학적 춤 소재를 발굴하고 심화시킨 파격은 안무가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더미』(황지영 안무), 『초식동물』(이강석 안무), 『자유의지』(이강석 안무), 『사람과 사람없이』(황지영 안무)는 대전지역 공연장상주단체(2014년)가 된 메타댄스프로젝트의 개성과 참신한 연기력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이 무용단은 십 육년간 탐구적 주제에 걸 맞는 독창적 발상, 다양한 레퍼토리, 놀라운 기량으로 잠재력이 농후한 내실 있는 무용단의 실체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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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안무의 '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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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안무의 '더미'.

『더미』(Dummy), ‘가난뱅이의 장난감’을 동인(動因)으로 삼는다. 더미(Dummy)는 흔히 ‘바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안무가는 제21회 뉴댄스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더미』를 손질하여 ‘길들여진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재공연 하였다. 이 작품은 권력자와 피지배 계급 사이의 권력이 갖는 무지와 무기력을 표현한다. 집중을 유도하는 백색소음으로 장작 타는 소리를 깔고 황지영, 유승호 듀엣은 건조한 일상에 걸친 마초적 권위에 아무런 대책・예방・선지식도 없음을 보여준다. 의상은 중요한 상징이 된다. 도구로 다뤄지는 여성은 검정에서 레드로 스커트가 하나씩 벗겨져 나가고 아티스트 발모라이(Balmorhea)의 ‘무리들’(Constellations)이 주제를 강하게 구축하는 음악으로 사용된다.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억압받는 여성의 삶은 웃음 유발 요소이다. 옷이 던져지면서 춤은 종료된다.

『초식동물』(Herbivores),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에 집중한 신작이다. 인간 사회에 약육강식이 존재하듯, 밀림에서는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지배한다. 두 집단 속의 약자와 초식동물은 같은 운명체임을 이소라, 김지은, 김성정, 손주용, 권진철, 신태섭, 김재민, 김준혁, 이지수는 다양한 움직임으로 밝힌다. 음악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의 ‘성모마리아 찬가’(Magnificat-Antiphone-No.1 O Weisheit)에서 시작하여 그레그 헤인즈(Greg Haines)의 전자 아쿠스틱(Submergence)에서 피아노곡(Snow Airport)을 넘어 비발디의 4계의 ‘봄’(막스 리히터 재작곡)을 오간다. 움직임들(초원을 암시하는 동분서주, 두려움과 안도를 바라는 미세한 떨림, 피해자들에 대한 위안과 분노의 강렬한 뒤틀림)이 현대적 감각을 타면서 의미 해석의 흥미로운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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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안무의 '자유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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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안무의 '자유의지'

『자유의지』, ‘야윈 자유인이, 살찐 꼭두각시보다 낫다.’, 2017 뉴댄스페스티벌 초청작을 재공연한 이강석의 솔로작이다. 개인의 삶이 사회나 외부환경의 힘에 휘둘리면서, 타인이 설정해놓은 테두리 속의 수동적 존재가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행위・선택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면서 느끼고 깨우치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사각틀 안의 사내는 야광효과를 내는 두상(頭像)과 가까이에 있다. 코고는 소리가 번진다. 플래쉬가 터진다. 엠프티셋(Emptyset)의 ‘분할’(Divide)과 시규어 로스(Sigur Rós)의 ‘무풍’(Dauöalogn)이 감정선을 따라간다.

『사람과 사람없이』, ‘껍데기로 살 것인가? 알맹이로 살 것인가!’, 인간의 존엄과 윤리 문제를 다른 신작이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삶에 편리함과 이로움, 물질적 풍요는 가져왔지만 물질・기술 만능주의 사고를 심화시키고, 상대적 소외와 빈곤 문제도 가져왔다. 안무가는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사람의 가치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사람이 없으면 사회는 침묵하게 되고, 침묵은 경직된 사회를 만든다. 정진아, 홍정아, 유승호, 고루피나, 권진철, 신태섭, 위지나, 강예은, 김슬기, 김재민, 김준혁, 이미소, 이지수가 현대인을 맡는다. 마스네 작곡의 ‘타이스의 명상곡’, 사운드 시스템을 다시 재생해서 사람들 소음소리가 들어간 백색소음을 집어넣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해낸 엠비언트 기획음반 ‘우울을 딛고 일어서는 승리’(A wingend victory for the sullen) 중 ‘바이코딘 눈물의 가파른 언덕’이 마무리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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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안무의 '사람과 사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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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안무의 '사람과 사람없이'.

황지영은 탄탄한 기본기와 뛰어난 테크닉, 섬세한 표현력을 소지한 대전지역의 대표 안무가이다. 매끄럽고 풍부한 움직임을 통해 매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그녀는 2014년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 대표작인 ‘BLACK’이 선정되었으며, 2016~2017년 대전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 공모사업인 “차세대 Artistar”로 선정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작품세계를 넓혀왔다.

이강석은 탁월한 기교, 표현력, 실험정신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주목할 안무가이다. 무용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대표작 ‘틀’은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과 대구국제무용제에 초청되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015년 마라카이보 초청작 ‘Gray’ 등 국제활동과 국내에서도 그의 작업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그는 헝가리 연수단원으로 선정되어 11월 출국 예정이다.


글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 옥상훈 글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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