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케미컬 포비아①] 생리대 파동 불씨는 누가 당겼나
[케미컬 포비아③] ‘데자뷰’는 이제 그만… 과제는?
이어 여성환경연대는 김만구 강원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실시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조사에서 깨끗한나라 릴리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입소문으로 전해지던 생리대 안전성 논란은 그렇게 ‘기정사실’이 됐다.
마트에는 릴리안 생리대 환불 문의가 빗발쳤고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자 깨끗한나라는 한국소비자원 등 각종 기관에 안전성 실험을 의뢰했다. 하지만 실험 진행에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당장 소비자들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깨끗한나라는 전 제품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식약처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처음 릴리안 생리대 문제를 지적한 여성환경연대 발표 조사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이 결과를 신뢰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생리대 논란은 ‘경쟁사 개입 의혹’, ‘물타기 의혹’ 등 각종 음모론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식약처마저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생리대 파동 불씨는 누가 당겼나. 그것은 여성환경연대도, 깨끗한나라도, 식약처도 아니다. 정확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조사 결과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번진 ‘공포감’이 원인이지 않았을까. 깨끗한나라도, 식약처도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먼저 동요했다. 소비자들이 기다리기엔 공포감이 너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옥시 발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생활화학용품에 대한 공포감이 너무 빠르게 확산돼서 업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흘러나와도 바로잡기 어렵다. 그 정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이미 굳어져 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