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도시바·WD·채권단… 어쩔 수 없는 속내 있다

채권단, 대손충당금 우려·도시바, 채권단 압력·WD, 거액 감손손실

이동화 기자

기사입력 : 2017-08-24 14:39

도시바가 갈등 관계였던 협업 상대 웨스턴디지털(WD)과 돌연 도시바메모리 매각 협상에 나선 것은 채권단의 8월 중 매각 완료라는 최후통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WD는 거액의 감손손실, 채권단 역시 대손충당금 우려에 직면한 사정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가 갈등 관계였던 협업 상대 웨스턴디지털(WD)과 돌연 도시바메모리 매각 협상에 나선 것은 채권단의 "8월 중 매각 완료"라는 최후통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WD는 거액의 감손손실, 채권단 역시 대손충당금 우려에 직면한 사정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시바(東芝)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아닌 웨스턴디지털(WD)·KKR 진영과 매각 협의에 나선 것은 채권 은행단(채권단)의 독촉 때문이라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달 중 매각 타결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갈등 관계였던 도시바와 WD가 돌연 협상에 나선 것은 도시바·WD·채권단이 각각 직면한 사정 때문이라는 것.
신문은 지난 17일 도시바 제의로 열린 채권 은행단 회의에서 은행단 고위 관계자가 매각 협상 조기 타결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했다고 전했다. “이달 중 매각 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으면 융자금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자금을 뺄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것.

주요 채권은행이 도시바에 융자한 대출금액은 총 6800억엔(약 7조원)이다. 거액의 손실을 내며 도시바를 경영위기로 몰아넣은 자회사 미국 웨스팅하우스(WH)에 대한 보증금 6500억엔을 대출에서 충당하려 했던 도시바에게는 또 다른 위기인 셈이다.

◇ 채권단, 도시바 IPO 구상에 뿔났다

채권단이 대출 중단이라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한 것은 도시바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도시바메모리 신규 기업공개(IPO)를 새로운 대체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신문은 “도시바가 IPO라는 ‘플랜B’를 단행할 경우 채권단의 융자 틀이 무너질 수 있다”며 채권단의 발언이 엄포가 아닌 진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3000억엔의 설비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는 거액의 투자를 이어갈 여력이 없으니 시황이 악화될 경우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사업 가치가 2조엔 규모인 메모리 사업을 분리해 채무 초과를 해소해야 하므로 이달 안에 반드시 매각 타결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 도시바, 어쩔 수 없는 선택

도시바가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의 협의를 뒤로 미룬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
한미일 연합과 매각 절차가 끝났지만 WD가 국제상업회의소(ICA)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출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을 취하하지 않는다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WD의 소송’이라는 암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도시바는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해외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경제산업성의 반대에 좌절됐다. 이런 이유로 도시바 경영진은 WD와 협의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 WD, 우리도 사정 있다

WD 역시 도시바메모리를 놓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지난해 170억달러에 미국 샌디스크를 인수하고 메모리 사업에 뛰어든 WD는 1조엔(약 92억달러)이라는 거액을 들여 도시바의 협업 상대가 됐다.

따라서 수익이 안정되지 않으면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영진은 주주 등으로부터 인수에 대한 경영 판단을 지적받을 상황에 몰렸다.

WD가 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메모리 생산 거점은 도시바와 공동운영 중인 욧카이치 공장뿐이다. 특히 생산 업무는 도시바가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선인 제품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시바의 눈치를 어느 정도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KKR와 손잡은 WD가 제시한 인수액이 1조9000억엔으로 다른 진영에 비해 낮다는 점을 감한하면 향후 예측을 불허한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독점금지법(반독점)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WD의 자금 제공 방법이나 출자비율, 향후 경영권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다.

시장에서는 “한미일 연합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WD와의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파격 변신한 8세대 BMW 5시리즈...520i M sport package, "엔트리 같지 않다"
모든 걸 다 가진 차 왜건..."볼보 V90 CC, 너 하나로 만족한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