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는 자신이 CEO가 될 때까지 노력했던 자기계발 경험과 자기를 키워 준 상사들에게 배운 가치관을 토대로 “회사란 최고의 인재가 모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곳”이라는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회장 취임 초기부터 기업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인적자원 개발에 파격적인 지원을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곳이 바로 뉴욕 주 오시닝시 허드슨 계곡에 있는 21만여 ㎡ 규모의 GE 크로톤빌(Crotonville) 연수원이다. 잭 웰치는 새로운 조직문화 창조와 사고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세계 각지 GE 직원들의 교육비로 연간 10억달러 이상 투자를 하였다. 그 결과 크로톤빌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 리더 양성과 GE를 개혁하기 위한 경영혁신 기법을 가르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 스쿨이 됐다.
한국에는 노량진 공무원양성사관학교(?)가 즐비하다. 무려 50만명이 이 ‘공시촌’을 찾아 하루 15시간씩 공부를 한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로저스 홀딩스의 회장 짐 로저스(75)가 한국을 방문했다. 1980년까지 12년 동안 4200%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해 전설이 됐다. 그는 직접 세계를 누비며 보고 들은 내용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가로 유명하다. 1990년 전 세계를 모터사이클로 돌아본 뒤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갸우뚱했지만 그의 예언대로 중국은 현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이런 그가 “한국, 투자처로 관심 없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노량진 공시촌을 찾아 학생들을 만난 후 “10대들의 꿈이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마윈, 손정의가 아닌 공무원이라는 건 매우 슬픈 일”이라며 “청년들이 도전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신흥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이 충고한 대로 업무나 직위와는 상관없이 ‘그냥 공무원(늘공)’이 되기 위해 몇 년씩 머리를 싸매는 나라는 지구상에 대한민국 밖에 없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크로톤빌과 마쓰시다정경숙에 버금가는 인재양성교육기관을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다.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결연한 각오로 2011년 에너지공기업 연수원에 몸담고 있었을 때 100쪽 보고서를 작성하여 추진한 바 있다. 이 보고서 핵심 미션은 “Hub of an Ambitious Human Resources Development”이고, 목표는 “21세기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에너지사관학교’”였다. 조직의 높은 벽으로 미완성인 상태이지만 필자 구상대로 추진되었다면 지금쯤 성장기(實事求是)를 거쳐 도약기(에너토피아)로 접어들고 있을 시점이다. 지금은 버전이 더 업그레이드되어 4차 산업의 최첨단 인재를 양성하는 에너지융합대학원대학교(에융원)설립 작업을 하고 있다.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전 인재개발원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