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조사에 들어갔을 처음만 해도 분위기는 살벌하지 않았다. 공정위의 칼날에 맞서는 업체도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가 본격 착수하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다렸다는 듯 여러 곳에서 갑질 논란이 터져 나온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더해지자 공정위 조사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그간 본사에 대한 각은 세우더라도 “가맹점주가 무슨 잘못이 있냐”며 불매운동을 강경하게 이어가지 못하던 소비자들까지 등을 돌린 것이다. 덕분에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조사는 더욱 동력을 얻게 됐다.
이번 마진율 공개를 둘러싼 공정위와 업계의 기싸움 역시 팽팽하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손 쓸 도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가 “영업비밀”이라며 맞서자 공정위는 “과민반응”이라고 되받아쳤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로열티 제도가 없어 본사는 ‘유통 마진’으로 이윤을 남겨왔다. 바로 이 같은 구조가 갑질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를 ‘오랜만에 단호한 공정위’와 ‘까도 까도 나오는 프랜차이즈 갑질’의 대결로 기억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공정위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공정위가 ‘깔’ 것이 없었다면 소비자들의 관심도 조금씩 식었을 것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