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5건의 소송 중 첫 번째 의혹인 비리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한 것이며 비리·사법방해·돈 세탁으로 4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올 2월 사망한 룰라 전 대통령의 부인 등 7명도 비리로 기소된 상태다.
룰라 전 대통령이 OAS로부터 370만헤알(약 13억원)에 상당하는 뇌물을 받는 대신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수익성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2018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소속된 브라질 노동자당(PT)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의 목적은 룰라 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막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올해 71세인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 90% 지지율을 보이는 등 국민의 사랑을 받아 왔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통령 임기를 2기까지 제한하는 브라질 헌법에 따라 2011년 퇴임한 후 지우마 호세프가 자리를 이었지만 지난해 탄핵됐고 2016년 취임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역시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탄핵 여론이 일고 있지만 퇴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BBC는 “브라질 국민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판결은 브라질 사회에 깊은 분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브라질은 징역 기간의 두 배 동안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징역 판결이 확정되면 내년 대선 유력주자인 룰라 전 대통령은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19년 간 공직에 몸담을 수 없게 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