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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호승 기자] 이재용 재판장=정신과 시간의 방

유호승 기자

기사입력 : 2017-07-12 05:40

산업부 유호승 기자.
산업부 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금일 재판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최근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어느덧 37회 진행됐다. 지난 10차 공판부터 시작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증인신문은 현재까지 하염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유명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 ‘드래곤볼’에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란 공간이 등장한다. 밖에서의 1일이 이곳에선 1년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장 역시 ‘정신과 시간의 방’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은 이른바 '역대급 재판'이다. 그만큼 관심도가 높다. 이로 인해 사건과 관련도가 높은 증인이 출석했을 때는 재판이 자정을 넘겨 오전 2~3시께 끝나기 일쑤다.

재판이 길어짐에 따라 재판부와 특검, 삼성 측은 모두 ‘그로기 상태’다. 특히 지난주 재판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사건과 관련된 ‘키맨’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들의 피로도를 더욱 가중시켰다.

안 전 수석은 이틀 연속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에서 1명의 증인이 2번 연속 재판장에 등장한 것은 안 전 수석이 처음이다. 지난 5일 특검은 안 전 수석에 대한 주신문으로 7시간을 소요했다. 삼성 측 반대신문은 오후 8시부터 시작됐고, 안 전 수석은 이틀 연속 출석했다.
김 전 차관은 오락가락한 증언을 하면서 재판장에 있는 이들을 ‘카오스 상태’로 몰고 갔다. 이로 인해 신문시간은 길어졌고 재판부도 혼비백산한 모양새였다.

증인신문 과정은 통상 ▲특검 주신문 ▲피고인 주신문 ▲특검 재주신문 ▲피고인 재주신문 ▲재판부 신문 ▲특검 종합의견 ▲피고인 종합의견 순으로 진행된다.

김 전 차관의 신문에서 재판부는 변호인 재주신문 과정을 빠뜨렸다. 변호인단은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재판장 판단’이라고 답했다. 결국 변호인의 추가신문은 이뤄졌지만 길어진 공판시간에 재판부가 재주신문을 깜빡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재판의 시작은 항상 ‘사건번호 2017고합194’로 시작한다. 맺음말은 ‘금일 재판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재판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기다리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맺음말을 가로막는 문구가 있다. ‘재판장님,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이 말은 주로 특검 측에서 나오곤 한다.

형사소송법이 허용하는 1심의 구속기간은 기소 시점부터 최장 6개월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기한은 이제 47일 남았다. 그러나 이 기간 1심 판결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이 부회장이 재판장에서 보낸 시간은 350시간. 재판부는 길어지는 신문시간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사건 쟁점과 관련된 핵심만 짚고 넘어가자는 것.

현재와 같은 입장을 계속 취한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추석을 넘기게 될 공산이 크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경고처럼 ‘비효율적인 신문방식’을 버려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신문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할 시점이다. 재판장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곳이다. 하루가 1년처럼 흐르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 아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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