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GS칼텍스의 내부거래 금액이 1년 새 38%나 증가해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매출액 대비 절대적인 내부 거래 비중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높았다.
이는 GS글로벌과의 내부거래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015년 860억6700만원이었던 GS글로벌의 내부거래 금액은 지난해 2773억3900만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GS글로벌은 GS칼텍스가 생산한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회사로 GS그룹이 50.70%의 지분을 보유한다.
GS글로벌측은 “러시아나 싱가포르 등 특정 지역의 수출을 GS글로벌이 맡고 있어 해당 지역의 수출이 늘면서 거래 규모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의 내부거래 금액은 2015년 2313억7900만원에서 2016년 2334억7300만원으로 0.9%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35억3000만원)과 SK에너지(965억9600만원) 등에서 골고루 거래 규모가 늘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내부거래 규모는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1조7844억5300만원으로 2015년 대비 13% 줄었다. 에쓰오일은 2015년 1057억7100만원이었던 내부거래 금액이 1035억53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높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내부거래 규모는 매출액 대비 19%를 차지한다. 2015년과 비교해도 무려 6%포인트나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에너지(965억9600만원)와 SK종합화학(738억1900만원)과 많은 거래를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15%였다. 이는 2015년 17%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계열사 중 현대코스모와 가장 많은 거래를 진행했다. 양사의 거래 금액은 2016년 기준 1조1378억2000만원이었다. 현대코스모는 현대오일뱅크가 일본 정유사 코스모오일과 지분 50 대 50으로 설립한 합작회사로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현대코스모스와 함께 현대쉘베이스오일과의 거래 규모가 2016년 기준 3815억6800만원이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가 60%의 지분율을 갖는다.
두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다른 정유사들과 비교해봐도 높다. GS칼텍스의 내부 거래 비중은 2016년과 2015년 각각 2.8%, 1.8% 이었다. 에쓰오일은 내부 거래 비중이 1% 미만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B사의 원료를 가져와 A사가 제품을 만드는 공정의 연속성 때문에 거래 규모가 커 보이는 것”이라며 “가령 윤활유를 만드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의 원료를 가져와 제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만약 한 회사에서 원료와 석유화학 사업 등을 모두 한다면 내부 거래 비중이 낮을 수 있으나 전문성을 갖추고자 회사가 분리됐다면 내부 거래 규모가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직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내부거래 규제를 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모든 내부거래가 규제 대상인 건 아니다. 공정위가 올해 1월 발표한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 가이드라인 제정’을 보면 법에서 정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나 사업 기회 제공,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불법으로 본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