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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물산, 합병 당시 청사진 제대로 그리고 있나?

유호승 기자

기사입력 : 2017-05-25 05:15

통합 삼성물산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통합 삼성물산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된 지 2년여가 지났다. 양 사는 합병 발표 당시 “합병 추진 배경은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고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삼성물산의 성장 정체로 영업 가치 하락에 대응해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 등을 목적으로 조기 합병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년여가 지난 현재 합병 발표 당시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고 있을까.

◇ 통합 삼성물산, 지난해 1분기 적자 이후 4분기 연속 안정세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9월 출범했다. 양 사는 합병 이후 건설 부문의 해외 사업장 손실 반영 등 여파로 곧바로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전체 실적의 장애물이 됐던 건설 부문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흑자 성적표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3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며 “자원 트레이딩 물량이 증가하면서 상사 부문 이익이 개선됐고 리조트 사업 부문의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한 삼성물산은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조7020억원, 영업이익은 137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435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경영 체질 개선과 손익 관리 강화를 통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 역시 삼성물산이 향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건설 부문에서 원가율 조정과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올해 1분기는 기저효과 환경 하에서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물산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9조597억원, 영업이익 7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515.8% 증가할 것”이라며 “건설 부문 정상화를 비롯해 전 사업 부문의 이익 개선 등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총수 부재 결정적 원인 되다


통합 삼성물산의 출범은 실적 개선 등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기소 되는 것에 결정적 원인이 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삼성이 가장 큰 의심을 사는 부분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최순실 측에 제공한 자금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문제가 달린 양사 합병 편의를 봐준 것에 대한 대가로 보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합병 전후인 2015년 2월과 7월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찬성표를 주도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나 정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구속됐다.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실적 개선 같은 확실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양 사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인지는 재판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총수 부재라는 ‘독’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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