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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스낵컬처’ 변모해가는 콘텐츠와 수용의식의 기로에서

오현성 씨즈온 대표

기사입력 : 2017-05-1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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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성 씨즈온 대표
1878년 산업 혁명으로 탄생한 중산층 노동자들이 창단해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 축구 클럽으로 성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특히 16세의 나이에 데뷔해 세계 최강 실력의 선수로 성장한 웨인 루니는 필자에게 축구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사람이다. 그뿐인가. 그 유명한 박지성도 함께 뛰던 영광의 팀이다. 그 팀의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나는 차마 경기를 볼 수가 없다. 시차까지 거스르며 마냥 경기에 몰두하기엔 현실 일과의 무게와 업무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나버린 경기의 명장면을 놓친다 해도 스포츠뉴스 시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SNS와 모바일페이지에는 이미 주요 장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업로드 돼 있을 테니 말이다. 축구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며 토로하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명언은 이제 어느 정도 실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의 발달과 동시에 정보 콘텐츠의 구성도 변모했다. 몇 번의 스크롤로 읽어 내릴 수 있는 웹툰부터 20분 이내 러닝타임의 웹드라마도 인기다. 현대인 삶의 트렌드에 맞춤한 산업의 발전, 그 중심에 ‘스낵컬처’가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화트렌드는 바로 ‘스낵컬처’다. 과자를 먹듯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의미로 현대인의 생활을 대변하는 적절한 개념이다. 짧은 시간 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탄생은 개인의 지식활동을 유익하게 꾸미고 있다. 가령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중 자투리 시간을 문화코드로 메꾼다고 할 수 있겠다.

글로벌 시대 세계화를 이끌어낸 스낵컬처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다. 기존 콘텐츠의 틀을 벗어난 자유분방한 표현과 대중 지향적인 생산력은 빠르게 현대인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대표적으로 한때 탈선의 주범으로 치부되던 만화의 가치도 역변(逆變)했다. 글로벌 콘텐츠 시대 가장 주목받는 문화산업 부문인 웹툰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일례로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웹툰 관련 서비스 ‘레진코믹스’는 일본,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웹드라마’도 주목할 만하다. 종편(종합편성채널)은 고사하고 변두리 채널 방영조차 하지 않는 이 콘텐츠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MCN(Multy Channel Network)으로 통용되는 SNS 서비스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며 기존 방송시스템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특히 ‘밴쯔’ 등으로 대표되는 1인 콘텐츠 제작자들의 선방은 전 세계에 먹방신드롬(MUKBANG)을 만들어내며 신개념 한류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스낵컬처의 등장이 그다지 교양적이지는 않아 보이는가 보다. 스낵컬처를 대하는 기성세대의 시각은 녹록지 않다. 공공장소에서 웹툰이라도 보려하면 어르신들의 눈초리가 편치 않다. 연일 스마트폰으로 인한 폐해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교양 운운하며 독서와 지성에 대한 메시지가 교훈처럼 난무하는 가운데 한 매체의 경고도 눈에 띈다. ‘60도 숙이면 27㎏ 무게 부담으로 목 변형…’ 그렇다면 독서는 안전한가. 공부로 자수성가한 인물은 각종 질환에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는 말인가. 신(新)문화에 대한 비관(悲觀)이 과하다. 이 정도면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꼿꼿이 세수를 했다는 일화가 떠오르기까지 한다. 웬만한 투쟁의지가 아니면 마냥 무지렁이로 전락할 것만 같다.

이런 문화에 대한 배타적 사고가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만화책과 오락실은 탈선의 명백한 주범임이 기정사실이다. 더 거슬러 올라 1970년대 한국을 방문한 홍콩 영화배우 성룡은 장발 단속 검문으로 연행됐다고 한다. 그뿐인가. 미니스커트 1호로 불리는 가수 윤복희의 신세계백화점 모델시절 광고카피는 ‘미쳤군’으로 시작한다. 불량배로 전락한 월드스타 성룡과 미친 여자로 질타의 대상이 된 원조 한류 윤복희의 죄명은 당최 무엇이었단 말인가. 혹여 만화 한 페이지라도 들여다보는 날에는 ‘시대의 건전함’ 훼손에 대한 도덕적인 회의감이라도 느껴야 할 판이다.

바야흐로 문화의 시대다. 급변하는 문화 트렌드에 조금은 자비로워질 필요가 있다. 지난 1999년 연말은 일명 ‘밀레니엄 공포’로 예언과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구 멸망에 대비하는 기괴한 종교적 사건도 있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은 과거의 치부만이 아니다. 다가오는 신(新)문화에 대한 수용 의식 역시 예외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에도 밝힌 것처럼 같이 스낵컬처는 이미 사회적 주요 트렌드로 잡았다. 구시대적 관점의 편파적 견해는 결국 개인의 문화적 도태를 야기시킬 뿐이다. 조각조각 가볍게 즐기는 콘텐츠 속에서도 핵심을 잃지 않는 스토리텔링의 구성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오현성 씨즈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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