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눈코노믹] 노란 천사, 야쿠르트 아줌마의 변신은 무죄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노란 옷을 입고 눈이오나 비가오나, 요즘처럼 한파의 날씨에도 늘 한자리에 서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란 옷의 천사 야쿠르트 아줌마 입니다. 한국야쿠르트의 주 사업 모델이기도 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사업자라기보다 각자 맡은 구역에서 남몰래 봉사하는 천사들로 더 친숙합니다. 남몰래하는 봉사는 홀몸노인을 돌보거나, 바쁜 직장인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만인의 '어머니'역할도 자청하고 있지요. 그거 아시나요? 아가씨나 아저씨에게는 아쿠르트 아줌마 자격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단어 그대로 아줌마여야만 가능합니다. 간혹 야쿠르트 아줌마로 취직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전화를 걸어오셔서 하는 말입니다.

어쨌든 오늘(23일)도 한파에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고군분투 중 입니다. 잘 모르는 그 누구에게도 마치 예전에 알았던 사람처럼 반갑게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괜히 한번 더 보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가는 상황에 단비 같은 맑은 웃음 인사이기 때문이지요.
야쿠르트 아줌마 칭찬을 너무 했나요? 평소 그들의 선행이 항상 존경스러워서 칭찬이 과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판매하는 제품들은 한국야쿠르트의 제품입니다. 주로 유제품 등의 몸에 좋은 음료와 기능성 음료 등이 전부죠. 그런데, 기능성 음료 외에 이례적으로 마스크팩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혹자는 "너무 돈 맛 본 것 아니냐"며 한국야쿠르트를 디스(Diss) 하지만, 식음료 업체에서 마스크팩까지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한편으론 아주 고무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원료를 토대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 또한 기업이 해야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나쁜게 표현하면 앞서 얘기한 혹자의 표현과도 비슷한데요. 그런데 꼭 돈벌이에 급급했다라는 생각만 들지 않습니다.

혹시 하루야채 드셔보셨나요? 봉기자는 6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봉기자 딸에게 하루야채는 김영란법 되기 전에 아빠가 유치원에 선물한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기도 합니다. 딸 친구들이 먹어야 하는 것이니, 봉기자 딸 먹는 것보다 더 신중의 신중함을 기해 고른 게 바로 이 하루야채였답니다. 유치원 선물 후 반응은 아주 좋았고요. 그래서 한번 더 보게 됐지요. 정말 하루 야채야?라고 말이죠. 맛도 봤지요. 그런데 맛은 예상과 달리 봉기자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봉기자는 달달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데요. 야채만 넣어서그런지 야채맛만 나더군요.

그런 하루야채로 한국야쿠르트가 마스크팩을 만든 것입니다. '하루야채'는 2005년 출시된 냉장유통 야채 주스로 한 해 매출은 700억원에 이릅니다. 이런 매출의 인기를 더 크게 하기 위해 마스크팩으로 브랜드를 확장했다는 게 한국야쿠르트의 말입니다.

이번 제품은 정제수 대신 과일과 야채 추출물을 87% 첨가했고, 100% 목화씨에서 추출한 큐프라시트 원단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종류는 수분충전과 동안피부용 2가지인데, 1세트(5개) 값이 1만원입니다. 좀 비싼 것 같기도 합니다.
판매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맡는다고 합니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화장품 방문 판매에 나선 셈이지요. 그래서 야쿠르트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한 겁니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변신은 무죄라는 이유인거죠. 이 제품을 만들 때 야쿠르트 아줌마가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엉뚱한 얘기같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주름잡고 있는 국내 화장품 방문판매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마스크팩을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전혀 엉뚱한 얘기는 아닌듯 합니다.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