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대학(UC) 샌디에이고 연구팀이 눈의 깜박임으로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콘택트렌즈 시험제작에 성공했다.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의 해설기사에 따르면 이 렌즈는 복수 층으로 이뤄진 폴리머(고분자 화합물)로 되어 있고 전류가 흐르면 팽창하고 끊어지면 수축한다.
실험에서는 피 실험자의 눈 주위에 5개의 전극을 붙이고 안구운동이나 안검에 의해서 안구의 전후에 생기는 전위차를 측정했다. 그리고 눈을 두 번 깜박이면 ‘줌인-줌아웃’으로 바뀌도록 장치를 설정했다.
현 상태는 아직 실험단계이므로 실용화까지는 많은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눈 주위에 붙이는 전극의 품질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실험에서 피부에 붙인 것은 시판전극으로 신축성이 없었다. 선행하는 연구에서는 생체신호의 감지·처리에는 유연하고 신축성이 있는 전극이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력보조 툴이나 인공안구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논문 대표저자인 채성강(蔡盛強)은 ‘뉴 사이언티스트’지에 시력을 잃어도 안구를 움직여 전기신호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했다.
이 기술은 원격조작의 로봇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조작하는 사람이 눈꺼풀을 움직여도 로봇의 눈(카메라)의 방향을 틀어 눈을 깜박이면 줌과 와이드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신기술과 같이 위험한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경계해야할 요소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