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7주 연속 이어지고 있는 홍콩에서 21일 밤 흰 옷을 입은 복면집단이 민주파 시위자들을 방망이와 몽둥이로 습격해 45명이 부상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그중 한 명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덮친 것은 '삼합회(Triad)'라 불리는 홍콩의 범죄조직 조직원으로 알려졌으며 비열한 습격과 경찰의 늑장대응에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7주 연속으로 이어진 주말의 대규모 시위는 홍콩 시내에 있는 중국 정부의 파견기관까지 시위대가 행진하며 청사에 달걀을 던지거나 낙서를 하기도 했다. 밤에는 시내 중심부 상업지구에서 경찰이 시위대 진압에 나서면서 일대는 전경들이 날린 최루가스에 뒤덮였다.
이후 중국 본토와의 경계에 가까운 신계지구(New Territories)에 있는 지하철 원랑(Yuen Long)역에서 시위를 마치고 귀가하려고 하고 있던 참가자들이 복면집단에 의한 습격을 받았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홍콩 범죄조직이 지금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흰 옷을 입은 복면 집단의 상당수는 목재나 금속으로 된 방망이를 들고 역사 내부와 열차 안에 있던 시위자들에게 달려들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 모습을 라이브로 전달하던 현지 언론 '입장신문(Stand News)' 여기자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수차례 발길질을 당했다. 영상에는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남자나, 바닥에 남겨진 핏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정부의 사주에 의한 이와 같은 '백색테러'는 지난 2014년 민주파의 대규모시위 '우산운동(Umbrella Movement)'때에도 일어난 바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