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측에서는, 카타르의 전투기가 지난달 바레인을 향해 비행하던 UAE의 여객기 2대의 항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타르 측은, UAE의 군용기가 지난해 12월 21일과 올해 1월 3일 두 차례 카타르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동시에 양국은 모두 상대방의 주장을 강력히 부정하고 있어, 사태의 진정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중동 걸프만은 미국에게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미 제5함대는 이란을 마주보는 바레인의 섬에 사령부를 두고 있으며, 카타르 알우데이트 공군기지는 미 공군에 의한 대 이슬람국 군사 행동의 거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카타르와 UAE 간의 긴장 고조는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이란과 카타르를 더욱 결속시켜 미국에게 있어서는 골칫거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서방 외교 소식통은 카타르의 군용기가 긴급 발진해 UAE 여객기 근처를 비행할 경우, 비록 그러한 의도가 없더라도 "인명 상실 사태는 점점 더 고조되고, 그로 인해 걸프만 국가들이 미지의 상태에 돌입할 위험은 커진다"고 지적했다. 마티스 전 美 국방장관 또한 걸프만 우방국 내부의 균열에 대해 "미국이 벌이는 이슬람 국가와의 싸움과 대이란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중동 걸프만 국가들은 서방제국에 있어서 통상 및 안전보장 면에서 중요한 파트너다. 따라서, 내부 갈등이 깊어져 군사 충돌로 뒤죽박죽이 되면 이란은 분열을 틈타 카타르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제재 상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자체만으로도 미국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은 자명하다. 실제 최근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이 점점 고조됨에 따라 미국의 타격은 더욱 커졌다.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명문사립 라이스대학교에서 금융 제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가브리엘 콜린스(Gabriel Collins) 연구원은 걸프만 국가의 군사적인 움직임 배경에는 미국의 외교 및 통상 측면의 제재에 따른 긴장 고조 속에 "판단 실수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작은 불꽃이 불씨가 되어 큰 화재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