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1년만에 가파른 상승세…건강유해성 논란 뒤집은 애연가들(종합)

[글로벌이코노믹 김은수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경고그림 수위를 강화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출시 1년만에 대중화에 성공했다. 여전히 유해성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애연가들 사이에서 잎담배보다 낫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8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지난해 5월 시장에 첫발을 들이고 현재까지 1억6300갑(1갑당 20개비)이 팔렸다. 출시된 지 불과 1년밖에 안 됐지만, 놀라운 성과다. KT&G는 출시 100여일만에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월 2300만갑, 2월 2200만갑, 3월 2400만갑으로 좀처럼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장점이 많은 담배로 인식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원리를 살펴보면 연초를 전자기기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일반 담배처럼 불에 타지 않는 형식으로 연기나 재가 발생하지 않고 냄새도 훨씬 덜하다는 점에서 애연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를 끈 데는 노이즈 마케팅도 한몫 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5월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일반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감소한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험에 사용된 일반담배 비교군(1개비 기준)의 타르 수치가 9.4㎎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을 겪었다. 통상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수치는 0.01~6㎎정도다.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이런 논란을 두고 일각에서는 노이즈마케팅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율은 논란을 겪으면서 급상승했다. 논란이 점화된 시기인 2017년 5월 100만갑에서 6월 200만갑, 7월 1000만갑, 8월 1700만갑, 9월 2000만갑, 10월 2100만갑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업체들은 인기에 발맞춰 저마다 유통 채널망 확대, 판매 지역 확대, 디자인 다양화, 반짝세일 등 공격적 영업을 펼쳤다.

최근 KT&G는 유통채널망 확대를 위해 편의점을 공략했다. 지난 2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전용담배 핏의 판매처를 기존 GS25에서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로 넓혔다. 이로써 편의점 판매장소는 기존 2700개소에서 7700개소로 약 5배 이상 늘었다. KT&G는 유통채널망 확대에 만족하지 않고 판매지역 확대로 전략을 다시 짰다. 지난 3월부터 그동안 서울지역 편의점 7700개소에서 판매된 자사제품을 전국 6대 광역시와 경기 6개 도시, 세종특별시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글로는 스틱과 케이스 디자인을 다양화시켰고 BAT는 한정된 기간동안 원가 9만원인 가격을 5만원에 낮춰 판매했다.
몇번의 위기도 있었다. 정부의 세금 인상 결정과 금연학회의 건강 유해성 제기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에 잠시 제동이 걸렸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되는 세금들이 하나 둘씩 인상되기 시작하면서 판매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려야 했다. 대표적으로 아이코스의 히츠와 KT&G의 핏의 가격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바꼈다. 그 여파로 필립 모리스의 판매량은 8월 1700만갑, 9월 2000만갑, 10월 2100만갑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가 정부의 세금정책이 실시된 작년 12월 판매량이 1200만갑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종전의 판매량을 웃도는 수치(올해 1월 기준 2300만갑)로 금세 회복했다.

지난 1월 금연학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하며 관련 회사들이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광고를 비난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기업들은 내부 연구 실험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판매하는 BAT는 지난 3월 일반 궐련에서 글로로 전환하면 생물학적 손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배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연초담배에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건강에 덜 유해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기존 연초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흐름이 일종의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수 기자 soo@g-enews.com